병원 영양사, 향후 계약직 우려 커져
병원 영양사, 향후 계약직 우려 커져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8.0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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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식대 가산금 깎은 심평원 패소 최종 판결
병원 영양사 “근로 환경, 처우 더욱 열악해질 것”

[대한급식신문=이의경 기자] 1일 3식을 관리하는 병원 영양사들의 경우 ‘상근 근무’에 대해 보다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일반적으로 ‘상근 근무’의 기준을 주 5일, 40시간으로 삼고 있는데 병원 영양사들은 업무 특성상 주 5일, 40시간 미만이더라도 이를 ‘상근 근무’로 봐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병원 영양사들은 “병원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로 계약직 영양사를 고용하면서 입원환자 식대 직영가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영양사 근무 환경이 더욱 열악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재판장 배기열)는 지난달 A병원 박모 원장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 이하 심평원)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 삭감처분 등 취소 항소심에서 심평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한 것. 2심에서마저 패소한 심평원은 지난달 12일 대법원 상소를 포기해 해당 선고가 최종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규정해 변형된 근로시간 제도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병원과 같이 입원환자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를 영양사의 관리 하에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영양사에게 탄력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상근성을 다소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성도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 결과에 따르면 A병원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위탁기관 소속 영양사 및 조리사를 요양기관 소속으로 신고하고 2012년 1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해당 영양사 2명이 주 5일, 40시간미만 근무한 것을 이유로 심평원으로부터 영양사 식대 가산금 1885만 원을 감액 당했다.

이에 불복한 A병원은 “해당 2명 영양사는 시간·격일제 근무자가 아니라 탄력적 근무를 한 것”이라며 “탄력적 근무를 상근에서 배제할 근거가 없고 근무조건·근로형태·요양기관의 특수성·다른 근로자의 근무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근 영양사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심평원의 조사에 따르면 2명 중 한 명은 평균 4일(주 평균 37.5시간, 화·목 미근무)을, 또 다른 한 명은 평균 3.96일(주 평균 37.2시간, 월·수·토·일 미근무)을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배식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병원에서 환자에게 배식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현재 보건복지부의 입원환자 식대 관련 고시는 병원급 이상의 경우 일반식에 대한 영양사 가산은 영양사가 2명 이상이, 선택식 가산은 영양사 1명 이상이 상근하는 경우에 인정하고 있다.

병원 영양사들은 이에 대해 중소병원, 특히 요양병원 소속 영양사들의 고용형태와 처우·복지 수준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계약직 영양사를 고용해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 미만으로 근무해도 직영가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법원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한 병원 영양사는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들의 근무조건과 실태는 그야말로 심각한데 이번 법원 판결로 이들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 같아 충격이 크다”며 “협회 차원의 문제제기를 통해 이들에 대한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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