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 제대로 읽어야 좋은 제품 나온다"
"소비자 마음 제대로 읽어야 좋은 제품 나온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0.05.18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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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계이든 소위 말해 잘나가는 제품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높은 판매율을 보인다. 이유는 하나다.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임을 먼저 알고 찾기 때문이다. 단체급식용 종합주방기기 분야에서 HK의 제품이 바로 이 공식에 딱 맞는 예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동시에 석권하며 늘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HK. 그 건재함의 비결을 이향천 대표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 이향천 HK 대표가 기업으로 성장해 온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 위기를 기회로 삼다
HK는 1988년 을지로에서 한국주방이라는 판매점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제작을 하지 않고 판매만 하고 있었기때문에 타 공장에 제품제작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영업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였죠. 무엇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 즉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고 보완해 제품제작을 의뢰했고 그렇게 만든 제품들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특허권 같은 것들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지 않아 제 아이디어는 제작하는 공장의 것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이처럼 이 대표는 직접 제작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돼 사업초기에 어려움을 많이 겪어야 했다. 특히 5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큰 위기가 찾아왔다.
“열의를 가지고 밤낮으로 일해도 어려움이 찾아오더군요. 결국 자금상황이 안 좋아 부도가 났어요. 그 당시엔 정말 잠도 안 오고 밥도 못 먹고 그저 막막한 마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교회에 나가 무작정 기도만 했어요.”
앞이 보이지 않았던 그에게 종교는 다시 일어 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그렇게 용기를 얻어 카다로그 DM발송부터 다시 시작했다. 학교와 병원, 기업체 등 단체급식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시작했으나 점차 학교급식으로 초점을 맞춰나갔다. 무엇을 하든 하나를 제대로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왜 하필 단체급식분야에 올인하게 됐는지를 묻자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단체급식분야는 불경기가 없어요. 단체급식소에서는 제품이 고장 나면 자금 상황이 안 좋다고 구매를 미룰 수가 없기 때문이죠. 당장 구매를 하거나 바로A/S를 받아야 합니다. 또 주방기구는 재고가 없어요. 제품이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점도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 결과 위기는 곧 기회가 되었고 HK는 올해로 22년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 전문화 된 사업체제
현재 HK는 본사와 공장을 포함해 6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부산, 천안과 원주, 대전과 광주에 지사를 두고 있다. 2008년부터는 △단체급식용 종합주방기기 사업부 △피쳐플로어링 사업부 △HK마트 쇼핑몰 사업부 △HK 고객만족 사업부 △C&S환경위생 사업부로 각각의 분야를 전문화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단체급식용 종합주방기기 사업부는 HK의 핵심 사업부로 자율배식대와 전기식기소독고, HACCP관련 살균보관고 등 위생관련 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그 중 자율배식대는 이 대표가 처음 자체 제작한 상품이자 현재까지도 HK의 최고 인기상품 중 하나이다.
또한 HK는 지난 2006년 미국 피쳐플로어링사와 독점계약을 체결해 최고급 미끄럼방지 바닥재(피쳐플로어링)을 수입, 판매, 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또 한 번 받았다.
이 대표는 “단체급식소의 타일이 자꾸 떨어지고 그 사이로 세균이 번식하다 보니 바닥위생이 좋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며 “피쳐플로어링은 특수수지와 천연돌가루를 믹스해 미끄럼을 방지하고 물에 강한 것이 특징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바닥재처럼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고 전했다.
그 결과 4년 만에 벌써 2백군데 이상의 단체급식소에서 피쳐플로어링을 설치했으며 올해부터는 국내제작도 염두에 두고 있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HK마트 쇼핑몰 사업부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주방용품을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고객만족 사업부는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받고 해결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있다.

◆ 특허만 150건, 동종업계 최다
이뿐 만이 아니다. HK는 특허로 등록된 제품 수만 해도 150개가 넘는다. 현재 출원중인 것도 있어 계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또한 380여개 품목 모든 제품을 직접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중간 마진을 최소화해 그만큼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대표에게 HK를 롤모델로 한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선도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귀띔해달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사고 싶게끔 물건을 만드는 것이죠. 업계종사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빨리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면 따로 영업이 필요없죠.”
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구매 결정권자나 고위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하지 않았다. 현업에 중심이 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대화했다. 그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고객만족을 최고로 여기는 이 대표의 경영마인드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일례로 영업직 직원보다 A/S부서 직원들이 더 많은 점이다.
“A/S부서 직원들에게 소비자들이 하는 작은 불만부터 큰 건의사항까지 모두 다 기록해 보고하라고 합니다. 저희 제품은 소비자들이 입에서 입으로 추천해줬기 때문에 지금이 가능했습니다. 그만큼 저희 HK제품을 쓰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직원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거래처를 늘리려고 하지 말고 지금 현재 거래처에 충실하라고요.”

◆ 일하고 싶은 주방 만드는 것이 목표
HK의 거침없는 행보는 올해 하반기에 더욱 가속화될 예정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닻을 올린 C&S환경위생 사업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현재 설립중인 부설 연구소를 2~3개월 안에 완공해 다양하고 편리한 제품연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포부다.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한 사람은 불평과 불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내일은 그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오늘에 충실하고 늘 긴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에게 그의 최종목표를 물어보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려온 그림인 듯 망설이지 않고 바닥부터 천정까지 주방 전체 레이아웃을 HK가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꿈이 단순히 도구를 제작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도구보다는 환경이 중요하죠. 내 집 주방처럼 깨끗하고 위생적인 공간, 그래서 일하고 싶은 주방을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도전입니다.”오늘에 충실하며 내일을 꿈꾸는 CEO 이향천 대표의 최종목표를 향한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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