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위, 학교급식 노동환경 개선해주길 기대”
“산보위, 학교급식 노동환경 개선해주길 기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2.01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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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유권해석 “노동부 판단 따라야” 최종 결론
교육청, “지침 내려오면 설치, 운영 시작할 것” 입장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해 2월 학교급식을 ‘기관구내식당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장관 김영주, 이하 노동부)의 판단이 내려지자 일선 시·도교육청에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가 설치·운영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노동부의 판단이 내려진 뒤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산보위를 설치·운영하는 시·도교육청은 한 곳도 없다. 이에 노동부가 “과태료 부과”라는 압박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시·도교육청이 산보위 설치·운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본지 213호>

산보위는 노사 동수로 구성되고 사업장 안전보건 등에 관한 여러 사항(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19조2항)을 심의·의결할 수 있다. 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고 이렇게 심의·의결된 사항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산보위는 그 어떤 안전보건 담당자의 활동보다 노사 참여와 협력을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안전보건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체계다. 또한 산보위를 구성하도록 명시된 사업장임에도 설치 및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면 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과태료는 최대 5000만 원이 부과되며 산보위를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하고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아도 부과된다.

이에 따라 학교급식 종사자들은 학교급식에 적용되지 않았던 산안법의 안전보건관리규정 및 교육에 대해 시·도교육청에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학교급식실의 과도한 노동강도를 낮춰달라는 요구를 교육당국에 직접 전달할 수 있어서 급식 종사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경기도 내 한 중학교에 설치된 최신 취반기에서 지어진 밥을 꺼내는 조리원들의 모습.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설치·운영되면 노동강도를 줄이거나 안전예방교육 등을 조리종사자들이 직접 건의할 수 있게 된다.
경기도 내 한 중학교에 설치된 최신 취반기에서 지어진 밥을 꺼내는 조리원들의 모습.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설치·운영되면 노동강도를 줄이거나 안전예방교육 등을 조리종사자들이 직접 건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곧바로 적용될 줄 알았던 산보위를 시행하는 시·도교육청은 현재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초 경기교육청이 산보위 구성을 위한 공문을 보내고 위원회 회의를 1회 개최한 것이 전부다.

가장 큰 이유는 학교급식소를 관할하는 교육부가 노동부의 판단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7월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구하자 법제처에서는 ‘표준산업분류에 관한 질의’라는 이유로 표준산업분류를 관장하는 통계청에 해석을 넘겼고 통계청에서는 최근 “산업현장의 산업분류에 대한 판단은 일선 정부부처의 판단이 맞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학교급식소는 분명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가 되고 있으나 이는 통계작성을 위한 기준이고 실제 산업장의 기준 분류는 노동부의 판단이 맞다는 것.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노동부는 올해부터 17개 시·도교육청에 산보위 설치 및 운영을 중점 관리, 감독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권해석 등으로 시행이 늦어진만큼 산보위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설치될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산보위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시·도교육청이 아닌 교육지원청 단위로 산보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보위를 설치하는 사업장의 단위는 근로자 수가 100명 이상인 사업장이며 시설 개선 혹은 안전보건교육 실시 등 산보위의 결정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종사자 인원이 훨씬 적은 교육지원청 단위가 적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 김해진 전문위원은 “교육지원청 단위로 실행할 경우 노동부의 취지와 다르게 실행될 우려가 있어 급식종사자를 고용하는 주체인 교육감에게 산보위 구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교육감 직접 고용이라는 조항을 근거로 지방자치단체 산재예방 부서와 함께 지도 및 단속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통계청의 유권해석 내용을 아직 일선 시·도교육청에 전달하지 않았지만 교육청에서는 산보위 설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와 법제처의 유권해석 내용이 확인되는대로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당연히 지켜야 할 규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유권해석 요청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행을 잠시 늦춘 것”이라며 “지침이 하달되면 곧바로 산보위를 구성하고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안명자 본부장은 “급식소 노동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산보위가 1년 넘도록 차질을 빚어왔다”며 “최종적으로 유권해석이 내려진만큼 교육청에 산보위 설치를 적극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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