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학교급식 조리사, 1순위 희망직이 되길
[카페테리아] 학교급식 조리사, 1순위 희망직이 되길
  • 전위숙 회장
  • 승인 2018.01.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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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숙 전국학교조리사회장
전위숙 전국학교조리사회장
전위숙 전국학교조리사회장

벌써 학교급식에 몸을 담은 지 2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익숙해질수록 쉬워진다고 하지만 학교급식만큼은 늘 긴장을 늦출 수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필자 역시 처음 학교급식 조리사를 시작할 때에는 “그저 밥만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에 맞는 맞춤형 급식으로 변화하는 조리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요리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사라는 직업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직업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학교 이외의 분야에서는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에 늘 마음이 아프다.

학교급식 현장에는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여러 직렬이 있지만 목적은 단 하나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다’라는 하나의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학교급식 조리사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게 여기까지 걸어왔다.

이제는 깨어야 하고 일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안주해 있는 자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면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전국학교급식조리사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더욱 더 안주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단법인 집단조리협회’가 승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 학교조리사회 입장에서는 환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학교조리사회는 기댈 수 있는 단체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 비록 여러 단체급식 단체들이 모이는 협회이지만 필자를 비롯해 모든 학교조리사들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는 찜통더위에 지쳐 쓰러지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는 언 손을 호호 불면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곳이 비일비재하다. 화려함은 없는 급식현장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조리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날, 혹은 다음주, 혹은 개학 후에 이뤄질 급식에 대해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좀 더 맛있게 할 수는 없을까. 어떻게 만들어야 아이들이 잔반을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을까. 학생들이 선호하는 조리방법을 어떻게 바꿔야 건강하고 영양이 풍부한 요리가 될까. 이런 고민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전국에 조리학과 졸업생들이 매년 2만 3000여 명이 배출되지만 이들이 모두 조리 관련 전문직으로 진출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학교급식 조리사의 길을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들이 학교급식 조리사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규직을 교육당국이 보장해줘야 한다.

유능하고 전문적인 조리인들이 학교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면 학교급식 현장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다. 새해를 맞아 학교급식 조리사들이 전문조리사로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기를 소망해보며 올해에도 안전한 급식으로 건강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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