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급식 확대’ 헛발질? 학교는 거부하는데…
‘우유급식 확대’ 헛발질? 학교는 거부하는데…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2.11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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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우유급식 대상 2만 명 늘렸는데도 신청자 수는 ‘저조’
급식 관계자, “문제 해결 없이 급식률만 높이려는 시도” 비판
학교 우유급식 확대를 위해 전국적으로 무상 우유급식 신청을 받았으나 예상보다 결과가 저조하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무분별한 학교 우유급식 확대는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있다.
학교 우유급식 확대를 위해 전국적으로 무상 우유급식 신청을 받았으나 예상보다 결과가 저조하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무분별한 학교 우유급식 확대는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 우유급식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꾸준히 비판이 가해지는 가운데 올해 학교 우유급식 신청자가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학교에서의 우유급식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유급식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이 또다시 비판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이하 농식품부)가 지난달 28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자치단체를 통해 신청받은 올해 학교 우유급식사업 대상 학생은 56만3685명이다. 이 수치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정한 57만4000명보다 1만315명(1.7%)이나 적은 수치다.

이 중 초등학생이 가장 많은 29만 2961명이며 중학생 12만2802명, 고등학생 12만1904명, 특수학교 학생 2만6018명 등이다.

학교 우유급식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대통령 공약 이행에 따라 농식품부는 올해 우유급식 대상자를 1만9000명 확대했다. 주요 확대대상은 국가유공자 자녀와 다자녀 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다. 기존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특수교육대상자, 한부모 가정 등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대상자가 확대된 것이다.

농식품부로서는 우유급식 확대를 위해 예산을 확보해놓았음에도 신청이 저조해 예산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불용될 예산은 대략 23억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업계획 대비 미신청한 3만6000명분(23억21000만원)은 향후 추가 배정할 계획”이라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신청기간을 2월말까지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유급식 확대? 문제점 해결부터

학교 우유급식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무상급식과 일반 전체 학생을 위한 유상급식으로 나뉘는데 무상급식은 농식품부가 출연하는 축산발전기금 60%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40%로 구성된다. 축산발전기금을 출연할 수 있는 근거는 농식품부와 낙농진흥회가 내세우는 ‘학교 우유급식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다. 농식품부와 낙농진흥회가 매년 발표하는 ‘학교 우유급식사업 시행지침’ 및 ‘표준매뉴얼’에는 ‘우유 음용습관을 조기에 형성시킴으로써 우유 소비기반을 확대하여 낙농산업의 안정적 발전 도모’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목적을 근거로 축산법과 낙농진흥법 등에 관련 조항이 있다.

1970년대부터 이어져온 학교 우유급식이지만 우유급식률은 매년 낮아져 최근 3년간 평균이 51%에 그치고 있다. 이 수치는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수익자 부담인 유상급식도 포함한 수치다. 우유급식률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급감해 고등학교는 급식률이 23.1%에 불과하다.(2015년 기준) 반면 초등학교에서는 78%의 급식률을 보이지만 초등학교는 우유급식 신청을 학생이 아닌 학부모가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우유급식을 선호한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우유급식에 대한 선호도가 중요한 이유는 학생들이 실제로 우유를 먹지 않고 버리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며 우유를 먹고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유당불내증’(우유에 포함된 유당을 소화시키지 못해 설사나 복통 등을 겪는 증세)을 가진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우유를 먹기 싫음에도 급식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먹어야 하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고 증언하고 있다.

불합리한 우유급식 체계 또한 문제다. 우유급식의 책임부처가 명확하지 않고 우유급식 관리주체 또한 모호한 문제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가 우유급식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경기도 북부 A고교 영양사는 “방학중에도 우유급식 안내공문과 신청서 접수,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한 서류 준비 등으로 너무 바빠 급식준비까지 하면 심야근무까지 해야할 경우가 많다”며 “우유급식은 영양(교)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하는데 교장 선생님의 지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북 B초등학교 영양교사도 “우유급식 문제를 개선해달라고 수없이 교육청과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는데 전혀 응답이 없다”며 “우유급식을 하려면 우유급식의 목적부터 재정립하고 체계를 단순화해 책임주체와 관리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우유는 성장기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하고 학계에서도 매일 섭취를 권장하는 식품”이라며 “우유급식을 확대하는 것은 복지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며 음용지도와 식생활교육으로 버려지는 우유가 없도록 지도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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