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경쟁보다 더 뜨거운 ‘급식올림픽’
메달경쟁보다 더 뜨거운 ‘급식올림픽’
  • 정지미·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2.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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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단체급식
현대그린푸드·신세계푸드·풀무원ECMD·아모제푸드 4곳 참여
처음부터 부실논란에 휩쓸려… 업체들 “시행착오, 끝까지 최선”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일 평창을 방문하고 동계올림픽 준비단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김 여사는 직접 급식을 먹으면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일 평창을 방문하고 동계올림픽 준비단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김 여사는 직접 급식을 먹으면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급식신문=정지미·김기연 기자] 제23회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지난 9일 막을 올렸다.

대회가 종료되는 오는 25일(일)까지 15개 종목에서 전 세계 92개국의 선수들은 10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메달경쟁 못지않게 뜨거운 경쟁이 있다. 바로 급식경쟁이다.

평창올림픽에는 선수와 임원 6500여 명을 비롯해 보도진 1만 5000여 명 등 모두 약 5만여 명이 참여한다.

5만여 명이 먹을 급식의 물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다양한 국가와 인종에게 제공되는 음식레시피는 마치 전세계인 앞에서 펼치는 ‘급식올림픽’이나 다름없다.

평창올림픽 참여업체에게 올림픽 무대는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쇼케이스’나 다름없다. 때문에 메뉴 개발은 물론 급식위생·안전기술 개발, 안전하고 질 좋은 식재료 공급, 전문인력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급식에서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한국의 단체급식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참여업체들은 마지막까지 최고의 급식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주요 위탁급식업체들의 경연장

신세계푸드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단체급식에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메뉴들.
신세계푸드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단체급식에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메뉴들.

현재 평창 동계올림픽 식당 운영을 맡은 위탁급식업체는 신세계푸드와 풀무원, 현대그린푸드, 아모제푸드 모두 4곳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강릉선수촌(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실내경기)과 미디어촌에서 약 1만5000여 명의 음식을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올림픽 케이터링 서비스를 위해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 메뉴별 영양정보 분석을 거쳐 총 63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다.

할랄푸드부터 K푸드 플라자까지 국가별 선수단에 맞는 메뉴를 선보여서 호평을 받고 있다.

메뉴개발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신세계푸드는 평창선수촌,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국제방송센터(IBC)에서 선수단과 운영인력 등 1만여 명의 식사를 책임진다. 신세계푸드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뉴개발자 50여 명을 투입해 국가별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한 420여 종의 메뉴를 개발했다.

스키경기가 진행되는 보광피닉스파크 급식소만을 운영하는 풀무원ECMD측은 대기업 급식업체에 비해 투자규모는 작지만 내실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SNS에 게시된 상반된 평창동계올림픽 급식의 모습. 오른쪽은 매우 풍성한 급식인 반면 왼쪽은 부실한 급식으로 보여서 인터넷상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SNS에 게시된 상반된 평창동계올림픽 급식의 모습. 오른쪽은 매우 풍성한 급식인 반면 왼쪽은 부실한 급식으로 보여서 인터넷상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실급식’ 논란 안타까워”

평창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1월말부터 ‘부실급식’ 논란이 터져 나왔다. 대회를 준비하는 운영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급식이 1월 25일부터 시작됐는데 이 급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SNS를 통해 올린 급식사진들이 퍼져나가면서 공급업체들이 뭇매를 맞았다.

미디어센터에서 급식과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1만1300원이라는 급식가격에 못 미치는 급식의 질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지난달 29일 단가를 50% 인하하고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기로 했다.
풀무원ECMD도 자원봉사자들의 급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곤욕을 치렀고 현대그린푸드 역시 마찬가지. 자원봉사자들의 제보와 일부 기자들은 직접 급식을 먹어보고 평가하는 등 한동안 구설수에 올라야 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1월 25일은 첫 급식을 시작하는 날이었고 날씨가 예상보다 추워 급식운영에 어려움이 있어서 일부 부실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튿날부터 모두 급식이 정상화됐다”고 해명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 역시 “종사원 배식이 아니라 직접 음식을 담아가는 급식이었다”며 “가격과 메뉴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고 조직위와 협의해 결정한 것인데 업체로서는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단체급식 특성상 모든 사람이 100% 만족하는 급식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마치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어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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