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어린이집 부실급식, ‘부부 원장’으로 드러나
동대문구 어린이집 부실급식, ‘부부 원장’으로 드러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3.11 18: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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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국공립, 남편은 불과 5분 거리에서 민간 어린이집 운영
서로 식재료 밀반출 의혹 짙어져… 동대문구 미온 조치에 그쳐
동대문구가 관내 어린이집에서 터진 부실급식 파문에 대해 무성의한 조사로 사건을 마무리지으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대문구가 관내 어린이집에서 터진 부실급식 파문에 대해 무성의한 조사로 사건을 마무리지으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서울시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에 위치한 국공립 L어린이집의 부실급식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어린이집에서 식재료를 반출한 원장의 남편도 바로 인근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본지 234호,2018년 2월 26일자 참조>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제가 된 국공립 L어린이집은 동대문구 장안2동 H아파트단지에 있었으며 L어린이집 원장의 남편은 이와 불과 5분 거리인 R아파트단지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인근에서 어린이집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식재료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밀반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원장의 남편은 국공립 L어린이집에서 식재료로 보이는 물품을 들고 나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으며 평소 수시로 L어린이집에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편이 운영하는 민간 어린이집은 사건이 불거진 뒤인 지난 2월 28일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폐업 신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국공립 L어린이집 부실급식이 불거진 시점은 2월 초다. 제보에 따르면 L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보육교사 4명이 동시에 퇴사를 했고, 보육교사 중 한 명이 학부모에게 양심고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교사의 양심고백에 따르면 L어린이집에 외부인(원장의 남편 등)이 출입하고, 부실한 급식과 식재료 위생에 문제가 있으며, 식재료를 반출하는 것을 방관한다는 것이었다. 학부모들의 문제제기로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은 지난달 중순 현장점검을 실시하였으며, 점검 결과 조리사 없이 급식을 만들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 등을 적발했다.

동대문구는 이 같은 식품위생법 위반 등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공립 L어린이집 원장을 사직처리하는 것으로 무마하려고 해 이번 문제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동대문구는 남편이 운영한 민간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대문구는 어린이집 급식 관리에 대한 무관심도 지적받고 있다. 어린이집 급식, 특히 별도의 영양사를 고용하기 어려운 100인 이하 어린이집·유치원을 위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어린이급식센터)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급식센터는 영유아에 맞는 식단 작성과 조리법, 어린이급식소 위생안전 관리 등에 조언을 하고 있어서 어린이집·유치원의 호응이 매우 높다.

그러나 동대문구에는 어린이급식센터가 설치되지 않아 어린이집 급식 관리를 소규모 어린이집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그나마 영유아 식단은 동대문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작성한 공통식단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식단을 작성하던 영양사가 휴직에 들어가자 이마저 없어졌다.

여기에 동대문구는 대체 영양사 채용 대신 마포구에서 작성한 영유아 식단을 사용하도록 해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마포구 역시 어린이급식센터가 없는 지역이다.

동대문구의 한 학부모는 “성동구와 광진구, 성북구에 모두 어린이급식센터가 있는데 왜 관련도 없는 마포구의 자료를 사용하도록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어린이급식센터가 식단 작성뿐만 아니라 현장지도와 학부모·조리원 교육, 캠페인과 원아 대상 식생활교육까지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마포구가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동대문구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은 사실이다. 그래서 5년 임기가 보장된 원장의 사임이 가장 큰 처벌이라고 판단해 사임처리를 한 것일 뿐 처벌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동대문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는 대체 영양사 고용을 권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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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2018-03-15 23:09:26
김기연 기자님. 기사에 민간 남편이라는 분이 은폐를 위해 폐업햇다는데. 완전한 사실인가요? 다른 이유는 아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