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습부진, 학습장애, 게임중독 학생은 진로적성검사 필요
[기고] 학습부진, 학습장애, 게임중독 학생은 진로적성검사 필요
  • 김동식 기자
  • 승인 2018.03.14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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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 석인수 박사

새 학년이 시작되면 부모는 자녀가 철이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그런 이유로 학습부진, 학습장애아동들은 학년이 바뀔 때마다 부모와 마찰이 심해진다. 학습부진이나 학습장애를 갖는 학생들은 물론 본인이 열심히 안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보다는 뇌가 공부하기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한다’ 부모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해마다 수능최고득점자들이 인터뷰를 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멘트가 바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이다. 그렇다. 뇌가 좋은 친구들은 공부를 저절로 한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기보다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운동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듯 공부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학습부진, 학습장애아동들이 부모의 잔소리에 도피처를 찾는 곳이 결국에는 게임중독이다. 게임에 몰입하는 순간에는 이 악몽같은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공부라는 마라톤에서 하위권에 쳐진 선수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뛰어봐야 메달을 따지 못할게 뻔한데도 힘든 레이스를 완주해야 하는 그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자폐증을 갖고 태어난 아들과 영재성을 갖고 태어난 비범한 딸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해 20년 가까이 진로적성검사 연구를 해 오고 있다. 기존의 진로적성검사도구들이 공부를 못해 자존감이 극히 낮은 학생들과 무엇을 해도 잘하는 영재아동의 적성을 찾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특수교육대학원과 영재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양쪽 특수한 영역의 학생들을 위한 정밀진로적성검사 8종류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도구로는 ‘강점지능검사’, ‘창의적문제해결력’ 등이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온 최군(고2)은 중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학군이 좋은 수성구로 전학을 왔다. 동구에서 최상위권이었던 성적이 수성구에서 중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학업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다가 게임중독에 빠져 버렸다. 그래서 정밀진로적성검사를 받고 자신이 ‘자연지능’, ‘대인관계지능’, ‘신체운동지능’에 강점이 있고 따뜻한 성격을 가져서 간호사로서 적성이 맞다는 컨설팅을 받았다. 남자간호사라는 게 마음에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일단 간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의대나, 약대에 진학하도록 인생컨설팅을 받고나니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공부를 잘하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그게 성격을 고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를 좋아하도록 하게 해 줄 수는 있다. 그러려면 학생의 적성에 맞는 진로컨설팅이 필요하다. 새학년 새학기에 학업성적, 게임중독으로 가족불화를 겪는 가족들은 진로적성검사가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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