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설유치원도 별개 급식소로 인정해야"
"병설유치원도 별개 급식소로 인정해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4.25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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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문위 검토보고서에 반발 "효율성 보다 유아 건강이 우선"
유치원 급식 감안한 정책 필요 "식생활교육 부재도 해결해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기동민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유아교육법 일부개정안(이하 개정안)의 골자는 현재 초등학교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병설유치원의 급식 문제를 근원부터 개선해 유아들을 위한 식단과 식생활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당초 ‘인력 및 시설 확충’의 전제 없이 제출됐다가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기 의원은 이 같은 급식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안을 수정발의, 병설유치원을 위한 인력 및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국회 소관위원회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가 개정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또 다시 일선 영양(교)사들의 날선 비판이 일고 있다.

- 편집자 주 -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초등학교에 설치된 병설유치원은 4312개다. 이 가운데 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14개를 제외한 4298개 병설유치원 중 급식실을 갖추고 있는 곳은 단 72곳(1.4%)뿐. 그리고 남은 4226개 병설유치원의 4062개 시설은 초등학교 급식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164곳의 병설유치원은 급식실이 아예 없다.(2017년 8월 기준)

이 같이 대다수 초등학교 급식실을 사용하는 병설유치원은 별도의 시설이나 인력 없이 초등학교 급식에 얹혀 공동급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설유치원 급식문제 곳곳에 발견

국감에서도 문제 제기 이어져

병설유치원 급식의 사각지대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가장 먼저 공동급식의 경우 ‘식단’에서 문제가 생긴다. 유치원생은 취학 전인 5~7세인 반면 초등학생은 8세~13세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와 소화 및 저작(음식을 씹는 과정)능력, 식습관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동일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

그동안 초등학교 영양(교)사들은 별도의 식단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초등학교 식단에서 저염·저당 조리법을 사용하거나 매운 음식을 제외하는 방법으로 운영해왔다. 즉 유아들의 맞춤형 식단을 위한 정상적인 급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김석기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은 교육부에 대한 질의에서 “초등학생에게 맞춰진 영양과 식단으로 병설유치원 급식은 유아들의 신체발달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권장기준을 초과한 영양소 섭취는 유아들에게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식생활교육’의 부재다. 식생활(食生活)의 사전적 의미에는 음식물과 이것을 가공하는 조리, 그리고 조리에 필요한 기구와 식기 및 식사예절 등이 포함된다.

또 식습관(食習慣)이란 식생활과 관련된 습관, 예를 들면 편식, 짜게 먹는 습관, 식품 기호도, 식사의 규칙성, 과식, 식사 속도, 식사할 때의 자세, 나아가 식사하는 전체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이 모두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이들이 모두 조화를 잘 이룰 때 비로소 좋은 식습관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식생활교육은 가정이 아닌 교육기관에서 거의 전담하고 있음에도 병설유치원은 식생활교육을 전담하는 영양(교)사가 없다. 교육에 대한 정보와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없다보니 보육교사가 급식과 함께 지도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유치원도 많다.

이 같은 사실이 병설유치원 현실에 대한 교문위의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들끓는 이유다.

교문위는 “별도의 급식시설·설비 확충 없이 영양(교)사·조리사를 배치하면 현실적으로 유아들에게 맞춘 식단 제공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별도의 병설유치원 조리시설이 없는 한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자를 배치해도 큰 효과가 없다는 뜻. 그러면서 현재 전국 병설유치원 상당수가 1개 학급(20명 내외)이기 때문에 별도의 급식시설·설비, 인력배치를 강제하는 것은 그 효과에 비해 과도한 예산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교문위의 검토의견에 대해 현장에서는 효율성 이전에 유아에게 적합한 식단과 식생활교육의 중요성이 상당하며, 또 과도한 예산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예산 타령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이번 개정안의 가장 중요한 취지가 ‘병설유치원을 별개의 급식소로 인정하자’라는 것인데 교문위의 검토의견은 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순미 교수는 “유아들과 초등학생들의 소화 및 저작능력은 엄연히 다르다”며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그들만을 위한 식단과 식생활교육을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병설유치원마다 실상은 다르며

저예산으로도 별도 급식 가능해

또 전국에 있는 병설유치원마다 실상이 모두 달라 ‘병설유치원 급식’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전국 병설유치원 중 별도의 조리실을 갖춘 곳은 72곳이지만 집단급식소로 신고 되어 있는지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또한 병설유치원 원아가 100명이 넘어 유아교육법이 정한 영양사 의무고용 기준을 지켜야함에도 초등학교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자들이 급식을 맡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제일 시급한 것은 병설유치원이 유아교육법 적용 대상이라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100명 이상의 원아가 있는 곳은 반드시 영양사를 의무고용하고 급식시설·설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식품위생법에는 50명 이상 인원을 기준으로 집단급식소로 규정하고 있다”며 “유아들의 식사량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식생활교육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50~60명 이상의 유치원은 병설이 아닌 단설유치원으로 지정하고, 영양사와 조리사의 의무고용과 함께 급식시설·설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B초등학교 영양교사도 “학교급식은 규모가 커 3~4억 원 가량이 소요되지만, 병설유치원은 인원이 적고 소규모라 대부분의 병설유치원에서 갖추고 있는 ‘간식준비실’을 활용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다”며 “지역에서 운영되는 가정 어린이집 형태로 필수 조리기구와 위생·소독기구 등을 갖춰 조리사 1명이 운영한다면 최소한의 예산으로도 별도 급식을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효율성을 이유로 개선안을 막아버리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원아수가 적은 병설유치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접한 5개 병설유치원 급식과 식생활교육을 함께 관리하는 ‘공동영양사’ 방안도 담겼지만 교문위 검토보고서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못했다.

기 의원실의 이현동 비서관은 “검토보고서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당초 발의된 대로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은 의원실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 심사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국회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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