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적이고 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계기되길
[칼럼] 민주적이고 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계기되길
  • 배동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 승인 2018.05.04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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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산 정책국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지난 4월26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와 교육부 간에 단체협약이 체결됐다. 연대회의가 교육부에 단체교섭을 최초로 요구했던 2012년 4월부터 6년이 지났고 2013년 5월 첫 단체교섭이 시작됐던 날로부터도 거의 5년 동안 150여 차례의 단체교섭을 거친 결과물이다.

이로써 교육부 소속 국립학교 비정규직에도 단체협약이 적용되어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 소속 공립학교와 국립학교까지 전국적으로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보통 ‘단체협약이 체결됐다’는 것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촛불항쟁은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켰고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취임 1호 업무지시로 제시하며 작년 하반기엔 전국적인 집단교섭을 통해 근속수당이 도입되는 등 전국적으로 통일된 임금협약이 체결되었고 곧이어 겨울 동안 집중적인 단체교섭을 진행해 드디어 국립학교에도 단체협약 시대를 열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단체협약 체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학교 현장은 더욱 민주적이고 평등하게, 그리고 노동이 부끄럽지 않은 학교로 변화되어야 한다. 여전히 교육부는 학교비정규직을 ‘학교회계직’이라는 정체불명의 직제 명칭으로 부르고 있고 직종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보조’ 등의 직종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교육부가 그러하니 학교현장에서는 ‘여사’라 부르고, 심지어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조차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고 막말을 하여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노동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노동의 위계를 나누는 학교와 우리 사회의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 노동자들을 포함해 학교비정규직의 모든 노동이 교육적이고 공공적인 소중한 노동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문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교육공무직제를 도입하고 이를 위한 법률적 근거마련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건비도 사업비가 아닌 별도의 인건비로 책정되는 예산상의 개선도 필요하다.

급식실을 포함해 학교에는 공공부문 중 가장 많은 약 40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어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가까이에서 보고 자라는 학생들이 노동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교육현장의 노동현실을 바꾸지 않고 민주적 시민교육은 불가능하다. 공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도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기간제 노동자와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도 ‘무기한 비정규직’이라고 불릴 만큼 낮은 임금과 각종 차별적 처우를 겪고 있다. 지난 5년을 끌어왔던 단체교섭을 최근 교육부의 성실한 교섭노력으로 드디어 마무리했듯이 오랜 과제이지만 또한 시급한 과제인 ‘학교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문제도 정부와 교육청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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