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급식실 후드청소 외부업체 대행키로
서울, 급식실 후드청소 외부업체 대행키로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6.19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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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이어 서울교육청도 13억 8000만 원 추경예산 편성
대부분 지역 학교 자체 예산에 맡겨… 교육청 지원 나서야
후드 청소 시 일반적으로 안전사다리 사용을 권장하지만 실제로는 안전사다리도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어 오히려 무리한 동작과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연출된다.
후드 청소 시 일반적으로 안전사다리 사용을 권장하지만 실제로는 안전사다리도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어 오히려 무리한 동작과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연출된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조리종사자들이 조리실에서 후드와 덕트 등의 공조시설을 청소하다가 낙상하는 등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팔·다리 골절뿐만 아니라 허리 등의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해 공조시설 청소는 조리종사자들의 ‘안전사고 주범’이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이 학교급식 조리종사자들의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조시설 청소를 외부업체에 대행하기로 했다. 

이번 서율교육청의 조치는 지난 2017년 2학기부터 전국 최초로 예산을 편성해 실시한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 이하 부산교육청)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특히 부산에서 시작된 이 같은 흐름이 서울로 확대된 것이라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올해 1차 추경예산에 ‘학교급식 위험구간 청소용역비’ 항목으로 총 13억 8000만 원의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학교당 120만 원이다. 각 학교는 이 예산을 활용해 조리실 내 후드와 덕트, 환풍기 등의 시설 위생관리를 외부업체에 맡기게 된다. 

공조시설은 조리실 내에 높은 곳에 위치해있고 전문적인 설비여서 조리종사자들이 청소를 하기에 무리가 따르는 시설이다. 또한 후드와 덕트는 조리설비와 연결돼 사다리조차 사용할 수 없어 그간 조리종사자들이 국솥 등 다른 급식기구를 밟고 올라가 청소하는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후드, 냉·난방기, 환풍기, 덕트, 천정 등은 학교급식 위생·안전관리기준의 주요 점검항목이기도 해 현장에서는 이를 소홀할 수 없어 조리종사자들이 사고를 무릅쓰고 위험한 청소를 할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청 체육건강과 박선미 주무관은 “부산교육청에 이어 서울에서도 안전한 급식실을 만들자는 취지로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한 것”이라며 “조리실 내 위험구간의 청소를 외부업체가 대행함에 따라 급식실 내 안전사고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산교육청과 서울교육청 외 다른 지역교육청도 학교급식기본방향 등을 통해 조리실 내 위험구간 청소를 가급적 외부용역에 맡기도록 권장해왔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뒤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서’에 ‘덕트 청소는 전문업체에 용역의뢰 권장’ 이라는 항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 외에 별도 지역교육청의 예산지원이 없었던 터라 각 학교에서 자체 예산으로 외부업체 대행을 맡기다보니 실제로 학교급식 안전사고 제고에는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학교장의 의지와 학교 예산에 따라 외부업체 대행이 연 1회로 그치거나 이마저 시행하지 않은 학교들이 상당수였다.

앞으로 서울과 부산처럼 타 교육청도 예산을 편성해 학교에 지원하면 공조시설 청소의 외부업체 대행이 정기적으로 이뤄져 위생관리는 물론 안전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 A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조리사는 “급식실 종사자들은 학교에 공조시설 청소 대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교육청의 예산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B학교 조리사는 “위생과 안전이 중요한 급식 특성상 최소한 연 2회 이상은 청소와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번 교육청의 예산지원으로 학교 부담 없이 청소를 시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노조와의 단체협약에 조리종사자 안전보장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급식실 안전 제고를 위한 요구가 많을 것”이라며 “조리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리실 청소의 외부업체 대행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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