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 위생 상태는 의심하지만 관리는 소홀
‘행주’ 위생 상태는 의심하지만 관리는 소홀
  • 박나래 기자
  • 승인 2018.07.11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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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1명만 소독·관리법 지킨다

[대한급식신문=박나래 기자]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는 여름철,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행주’를 용도별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었다.

리서치 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서울, 부산 등 17개 지역에 거주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 행주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행주를 여러 용도로 사용하면서도 관리 수칙에 맞춰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은 단 5.4%(27명)에 그쳤다.

응답자들에게 행주의 용도를 물은 결과 △식사 전후 식탁을 닦는 용도(76.2%) △주방기구의 청소(57.6%) △설거지 후 식기나 조리기구의 물기 훔치기(44.4%) △조리 시 손을 닦는 용도(31.8%) △음식 재료의 피나 수분 제거(17.2%) △먼지 제거 등 청소(20.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하지만 용도별로 행주를 구분해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11%)으로, 주방에서 한 장의 행주만 사용하는 사람은 62.6%를 차지했다.

오염된 행주를 반복해서 사용할 시 깨끗한 조리 도구나 주방 기구도 오염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오염된 행주의 세균 중 약 5~10%는 도마, 칼 등 다른 도구에 교차 오염을 일으킨다.

최근 미국미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 달간 100개의 행주를 사용했을 때 49개의 행주에서 심각한 식중독 유발 대장균(36.7%), 장구균(30.6%)이 발견됐다.

또한 젖은 행주를 상온에 방치한 뒤 6시간이 지나면 유해 세균들이 증식을 시작하며, 12시간 후에는 그 수가 100만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응답자의 대부분(82.2%)은 행주를 젖은 채 사용했으며, 10명 중 7명은 사용이나 세척 후 별도의 건조 과정 없이 수도꼭지나 싱크대에서 행주를 보관했다.

세척과 소독도 부실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평소 행주를 물 세척으로만 관리했다. 반면 행주를 삶는다고 답한 19.6%(98명)도 10분 이내의 짧은 시간만 사용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행주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선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기 △물에 충분히 담군 채 전자레인지로 8분 이상 소독 △세제(락스)에 30분 이상 담그기 등이 필요하다.

한편 응답자의 대부분(85.6%, 428명)은 행주의 위생 상태를 의심했지만, 시간이 없고 번거로워 관리 하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절반(53.6%)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행주와 마찬가지로 교차오염 위험이 높은 칼이나 도마 등의 주방 기구 또한 관리하지 않은 사람은 3명 중 1명꼴(33.4%, 167명)이었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여러 번 사용한 행주는 식중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며 “용도에 따라 행주를 분리해 사용하고,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는 등 위생적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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