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급식 조리실, 조리원들 보호책은?
폭염 속 급식 조리실, 조리원들 보호책은?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8.07.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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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류·화기 등 사용 줄이고… 식재료 주문도 작은 것으로”
근본적 대안으로 ‘안전관리자 선임’ ‘조리인력 보강’ 등 필요
폭염 속 조리종사자들은 고온의 작업 환경으로 인해 탈진과 탈수 증세 등에 시달리고 있다.
폭염 속 조리종사자들은 고온의 작업 환경으로 인해 탈진과 탈수 증세 등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 1. 지난 6월 말 대구의 한 고교 급식실에서 두 명의 조리종사원이 부침요리를 하면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했다. 성능이 떨어지는 냉방기로 인해 조리실 내 온도는 40℃를 육박했고 몇 겹의 장갑,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방수앞치마와 방수모자를 눌러쓴 이들에게 체감온도는 50℃ 이상이었다. 두 사람은 열탈진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아야했다.

# 2. 지난 7월 초 충남의 한 고교 급식실에서 30대 조리종사원이 탈수 증세로 쓰러졌다. 땀이 계속 났지만 땀을 식힐 여력과 바쁜 업무를 피하기 어려워 내내 참다가 결국 일이 터졌다. 이튿날부터 영양사는 식단에 손이 많이 가는 소스류 등의 메뉴와 화기로 조리하는 메뉴를 대폭 줄였고, 해당 조리종사자들은 불을 이용한 조리에서 제외했다.

장마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고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나온 가운데 학교급식 조리종사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방법이 관심을 받는다.

특히 폭염이 본격 시작되기 전부터 조리종사자들이 근무 중 탈진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리종사자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높은 온도로 인한 탈진과 탈수 증세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안명자)가 지난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조리 시간, 세척 시간 등을 나눠 급식실 온도를 측정한 결과 튀김요리를 할 때 작업자 주변 온도가 44.4℃에 이르렀고, 세척실 주변은 51.6℃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각 학교에는 교육청과 교육부에서 내려 보낸 급식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온도 및 습도 관리지침이 있다. 하지만 조리종사자들의 작업환경 구성 지침과 근무기준 등은 별도로 없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적용을 받지만 구체적인 작업환경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조리종사자들은 적정온도 관리방법이나 위험업무를 처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선 영양(교)사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조리종사자들을 위한 폭염 대비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내 A 중학교 영양교사는 “식사를 하는 공간은 조리실에 비해 시원하니까 조리실 내 근무환경이 어떤지 교직원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해마다 개선을 요구하지만 조리원 수 증가와 냉난방시설 현대화 등이 근본적인 대책이어서 당장 할 수 있는 식단 및 레시피 조정부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리종사자들도 폭염을 대비해 다양한 조언을 내놓는다. 조리종사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긴 시간 동안 조리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수시로 수분 보충을 해주는 동시에 적절한 휴식은 필수. 위생모와 방수앞치마 등은 통풍이 되지 않기 때문에 휴식시간에는 반드시 벗고 쉰다. 그리고 한 사람이 화기를 이용한 조리를 30분 이상 하지 않도록 한다.

영양(교)사들은 식재료 주문 때에 기존 대용량 식재료를 조리종사자들이 옮기기 쉬운 작은 용량의 식재료로 여러 개를 주문한다. 가령 쌀 20kg 1포대를 10kg짜리 2포대로 주문하는 것이다.

몇몇 교육청에서는 학교에 공문을 보내 폭염 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경북도교육청(교육감 임종식, 이하 경북교육청)은 7월 중순께 ‘전국 폭염에 따른 학교급식소 위생 및 안전관리 강화 요청’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내고 조리종사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당부했다. 경북교육청은 2식 이상 급식 제공학교에서는 중식 이후 석식 제공시간을 조절하고 조리실 온도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조리종사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냉난방 시설을 개선하라고 강조했다.

학교급식 조리종사자들의 과도한 노동강도 문제는 늘 문제가 되어왔고, 폭염이 다가오면 더욱 심해진다. 해마다 조금씩 개선이 되고 있고 지역별로 예산을 들여 냉난방 설비 교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 대책으로 ‘산업안전보건체계’ 구축과 조리인력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급식소를 교육서비스업이 아닌 공공기관구내식당업으로 봐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해석 이후 교육청이 산업안전보건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진전은 없는 상태다. 체계 구축이 완전히 이뤄지지는 않아도 교육감이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만이라도 선임하면 과도한 노동강도에 대해 조정이 이뤄질 것이며, 조리인력도 보강할 수 있어 폭염 속에서 조리종사자들이 쓰러지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해마다 폭염에 대한 대응방법이 담긴 ‘학교현장 재난유형별 매뉴얼을 내려보내고 있는데 조리종사자들에 대한 대책은 없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당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는 어렵더라도 교육감 선거가 끝났으니 학교급식소 안전관리자 선임만이라도 서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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