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협회 수익 위해 강제동원되는 영양(교)사들
영양사협회 수익 위해 강제동원되는 영양(교)사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7.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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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외 타 리베이트 제공 업체에도 참여요청, 강사로 나서기도
학교에 협조공문, “영협이 대상 청정원 이미지 세탁 돕나” 비난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조영연, 이하 영협)가 학교 영양(교)사들을 상대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로부터 가장 많은 과징금을 처분을 받은 대상(주)(대표이사 임정배·정홍언, 이하 대상)에게 전국영양사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 참가를 요청한 데 이어 리베이트를 제공한 다른 기업들에게도 추가로 참가를 요청을 한 것으로 보여 파장은 더욱 커진다. 

대형 식품업체 리베이트 건으로 전국 학교 영양(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악화된 여론이 들끓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영협의 수익사업에만 골몰해 영양사 권익보호와 위상강화는 뒷전으로 내팽개친 셈이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제공한 식품업체 막론하고 업체 모집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몇 달 전 영협으로부터 학술대회 참여 요청 전화를 받았다”며 “홍보 효과가 의문이어서 거절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식적인 참가 요청 공문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을 해야 하지만, 대형 식품업체들이라면 대부분 영협이 학술대회 참가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리베이트 혐의로 제재를 받은 4개 업체 중 1곳이다. 

공정위 제재를 받은 4개 업체 중 또 다른 업체 홍보 관계자는 “홍보팀을 거치지 않고 영업부서로 직접 요청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술대회 참가 요청은 홍보팀이 아닌 제품 판매를 위해 영업 일선에서 영양(교)사들과 접촉하는 부서로 왔을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미뤄보면 영협의 학술대회 참가 요청에 실제 응한 업체는 대상 한 곳뿐이지만, 사실상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다른 업체들에게도 참가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충북지역의 한 학교 영양사는 “영협이 수익을 도모해주는 업체들의 눈치를 보느라 리베이트 문제로 학교 영양(교)사들이 억울함에 몸부림칠 때 수수방관한 것인가”라며 “영협은 앞으로 영양사 권익을 보호하는 영양사 대표단체라고 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학교에 보낸 공문, 영양(교)사 많이 참석토록 당부
이런 상황에서 영협은 더 많은 학교 영양(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협조공문도 준비했다. 학교 협조공문의 내용을 보면 학교 영양(교)사들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공문대로라면 대상은 리베이트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영협 학술대회를 통해 개선하고, 영협은 그들을 돕는 동시에 학교 영양(교)사들은 대상의 이미지 세탁 작업에 ‘동원’(?)되는 셈이다. 

전북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학술대회를 가느니 차라리 지역 내 영양연구회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며 “학술대회에 관심도 없었는데 영협은 학교 영양(교)사들을 어디까지 이용해먹을 생각인지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학교 리베이트 식품업체 관계자, 강연자로 모셔?
또한 영협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종합연수원의 시간제 직무연수를 운영하면서 영양교사들의 참석도 유도하고 있다. 직무연수시간은 1일 3시간, 2일 6시간이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매년 일정한 시간 이상의 직무연수를 받아야 하며, 연수를 받지 않을 경우 인사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이 또한 영협이 노린 영양교사 동원 수단이라 볼 수 있다. 

이 같이 중요한 프로그램에도 영협은 공정위의 과징금을 받은 식품기업 관계자를 동원했다. 풀무원 소속의 A 전문위원은 학술대회 첫 날인 26일 영양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학교에서 활용 가능한 low gycemic load’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중요한 영양교사 대상의 강연을 리베이트로 문제가 된 식품기업 관계자에게 꼭 맡길 수밖에 없었는지 기업과의 깊은 유착 의혹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풀무원의 계열사인 푸드머스는 대상과 함께 막대한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로 대상 청정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5억 원의 캐쉬백포인트와 상품권을 제공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한 두 업체는 공정위로부터 각각 5억 원과 3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다른 두 업체는 제공한 리베이트가 많지 않아 각각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로 인해 여론의 뭇매와 교육청 조사를 받으며 분노한 일부 영양(교)사들은 대상과 푸드머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학교 영양(교)사는 봉? 학술대회 보이콧해야” 여론 확산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선 영양(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술대회가 학교 영양(교)사 전체를 모욕하고 있다며 참가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애당초 협회에 관심도 없었지만 청정원(대상)이 전시회 부스에 참여하고, 영협은 참여를 요청했다는 것부터가 영협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영양교사도 “영협이 리베이트 제공 선봉에 선 대상 그룹을 항의 방문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참가를 독려하고, 학교 영양(교)사들에게는 더 많이 오라고 한다는 게 상식적인가”라며 “이는 대상 청정원보다 영협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영양교사 직무연수는 얼마든지 다른 교육으로 대체하면 되고 당장 영협의 활동에 보이콧을 해야 할 판”이라며 “이런 사실을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어떻게 볼지, 이제 영협이 회원을 넘어 모든 영양(교)사들을 아무생각 없는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분노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청에서도 이 같은 영협의 행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몇 달 전 학교 영양(교)사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영협의 협조공문이 왔었는데 공문에는 어떤 기업이 참가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어 아마 일선 영양(교)사들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학교 영양(교)사 리베이트 사건 이후 아직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한 대상이 참여하는 행사에 학교 영양(교)사들을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좌)영협이 기업체에 보낸 학술대회 참가요청 공문. (우)영협은 학교 영양(교)사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협조공문도 학교와 교육청으로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양(교)사들은 이번 학술대회에 리베이트 파문의 주범인 대상 청정원이 참가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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