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받는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모든 급식 관리 가능한가
비판받는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모든 급식 관리 가능한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8.0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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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관계자들, “식약처의 업무영역 확장 위한 ‘야욕’ 과해” 비판
“전문성과 전문인력 갖춘 부처가 단체급식과 푸드플랜 주도해야”

#.1 “93명 아이들이 먹을 계란탕에 계란을 3개만 넣었어요. 조리를 하면서 너무 미안해 지시를 어기고 4개를 넣은 적도 있어요. 감자튀김 메뉴에 시중에서 파는 감자과자를 대신 넣었고, 7개의 사과를 93명 아이들이 먹어야 해서 최대한 얇게 썰었던 기억도 있어요. 심지어 7개 중 3개는 상한 사과였어요. 아이들에게 미안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경북 경산 A 유치원 조리사)

#.2 경기도 오산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는 고등어 반 마리로 15명의 아이들이 나눠먹어야 했다고 이 어린이집 교사가 폭로했다. 이 교사는 “빵 하나를 모든 아이들이 나눠먹는다거나 당근 한 조각, 참외 한 조각, 만두 3~4개로 15명이 나눠먹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달 30일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전국의 어린이집·유치원 급식 실태에 대해 보도한 내용이다. 이 보도의 파장은 매우 컸다. 학부모들은 해당 어린이집·유치원을 폐원하고, 시설 원장들을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진상조사와 함께 시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어린이센터)에 대한 강한 비판도 더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센터는 이번 jTBC 보도에 나온 곳과 같이 100인 이하의 어린이 시설에 급식관리와 위생안전, 식생활교육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식약처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어린이센터를 설립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설립된 어린이센터 수는 215개에 달한다. 여기에 투여되는 예산은 식약처와 자치단체가 매칭펀드 방식으로 매년 8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쓰이는데도 어린이센터가 기본적인 제 역할도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일선 급식 관계자들도 비슷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어린이센터는 평균적으로 5~~6명 내외의 영양사로 구성돼 이들이 직접 각 시설을 찾아다니며 위생안전 점검과 조언, 식단 제공, 식생활교육 등을 한다.

하지만 인원은 적은데 반해 시설 수는 너무 많아 어린이센터 소속 영양사들이 직접 시설을 방문하는 횟수는 1년에 많아야 3~4회에 불과하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어린이센터는 등록된 어린이집의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지속적이며 정기적인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식약처가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은 뒷전에 두고 ‘공공급식 지원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하 ‘공공급식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공공급식법은 이 어린이센터를 기반으로 모든 단체급식(영리 목적이 아닌 집단급식소)을 의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공공급식관리지원센터’ 설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센터 스스로도 인력이 부족해 현재 어린이집·유치원을 완벽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식약처가 업무영역을 늘리기 위해 사회복지지설이나 다른 공공급식 분야까지 과도한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마저 나온다.

서울시내 A 어린이센터 관계자는 “현재 어린이센터들이 가진 역량으로는 어린이집·유치원을 관리하는 것도 벅찬데 공공급식 전반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력과 재정을 확충해 추진할 수는 있지만, 그러려면 지금보다 3~4배 가량의 예산으로도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급식이라고 하나 단체급식은 대상에 따라 그 성격이 모두 다르고 각각에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인데 식약처가 이런 특수성에 대한 세밀한 조사와 분석 없이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공공급식법이 지난해부터 크게 비판받은 이유 중 하나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 푸드플랜’과 상충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국가 푸드플랜은 먹을거리의 생산·유통·안전·영양·교육 등을 포괄하는 최상위 계획으로, 이미 선진국은 대도시 단위의 푸드플랜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국가 푸드플랜 수립을 내세운 바 있으며, 이에 앞서 몇몇 광역·기초자치단체는 지역단위 푸드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국가 푸드플랜을 실행해 나갈 핵심기구는 ‘공공급식지원센터’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국가 푸드플랜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미 농식품부는 업무 관련성이 있는 다른 정부부처와도 의견을 교환하며, 신중히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공급식법’은 공공급식지원센터의 설립과 운영주체를 처음부터 식약처로 못박아놓은 법이어서 농식품부는 물론 다른 정부부처에서도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한 급식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때 청에서 처로 승격된 식약처가 자신들의 업무영역 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단체급식 분야를 노려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식약처는 단체급식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국가 푸드플랜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식약처의 ‘야욕’에 가까운 행태이며 식품위생과 안전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을지 몰라도 단체급식에 대한 전문지식과 분석도 안 된 상태에서 식약처가 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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