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직도 곤충을 먹는 걸 거부하시나요?
[칼럼] 아직도 곤충을 먹는 걸 거부하시나요?
  • 김미애 연구사
  • 승인 2018.09.07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김미애 연구사
김미애 연구사
김미애 연구사

우리나라에서는 혐오식품에 대한 정의가 매우 어렵다. 너무 친숙해도, 너무 거리가 멀어도 모두 혐오의 대상이다. 딱히 혐오식품이라고 불리지 않더라도 친숙하지 않은 식품에 손이 덜 가는 것이 보통 사람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여행하다 보면 해외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개구리나 토끼 요리보다는 소고기, 돼지고기 요리를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구나 전갈쯤 되면 상당히 용기 있는 사람만 시식을 한다. 미래식량으로 지목받은 곤충 또한 혐오식품의 범주에 들어간다. 곤충은 가축에 비해 사육 공간과 번식율에 대한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단백질 1kg 생산 시 필요한 사료가 육류에 비해 10배 정도 적으며, 물 소비량에 있어서는 1500배까지 적다는 장점도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곤충은 대부분의 가축보다 60배 적은 온실가스(메탄,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등)를 배출하므로 보다 친환경적인 식품이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영양분에서도 곤충의 단백질 함유량은 돼지고기보다 높으며 소고기, 달걀과 비슷한 정도이다. 또 불포화지방산이 총 지방산 중 70%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칼슘, 철 등 무기질 함량 또한 높아 영양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곤충을 미래의 밥상에 올리기 위해선 앞으로도 꾸준히 안전성과 효율적 생산방식, 요리방법 등 구체적인 활용 방법에 대해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는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곤충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은 분말, 다짐 육수 등 다양한 메뉴 개발과 건강을 지켜주는 식재료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 일환으로 130종에 달하는 다양한 음식 레시피와 메뉴를 개발했고, 고령화 사회 심화에 따라 소비가 증가되는 추세인 특수의료용 식품도 개발을 했으며, 인체 유용한 천연물 발굴과 의약품 소재로의 개발을 위해 꾸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식용곤충 젓갈, 된장, 간장, 제과제빵과 환, 분말 같은 제품이 이미 시중에 나와 판매되고 있으나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고소애 등을 이용한 고영양 환자식적용에 따른 단·장기간 치료 효과(영양 상태 및 면역 지표) 증진에 대한 임상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식용곤충의 생리활성물질을 이용해 혈전,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성식품 개발과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곤충이 미래식량자원으로서 제대로 자리매김을 할지 현재는 미지수다. 1980년대 미래식량으로 각광받던 크릴새우, 슈퍼푸드로 알려진 크로렐라나 스피루리나는 맛 개발과 생산비 조절에 실패하면서 미래식량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제는 곤충의 차례일지도 모른다. 크로렐라나 스피루리나는 식재료를 얻기 쉬우며 고단백 영양식이란 면에선 곤충과 같은 장점을 가졌기에 이 둘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스시도 한때는 혐오식품이었다고 한다. 1980년대 초까지 스시는 날 것, 위험하고 역겨운 생선요리로 간주됐다.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되기까지 창의적인 일본 셰프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우리도 역시 창의적인 셰프들과 산업체 및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결합된다면, 생각보다 멀지 않은 시간 내에 미래식량으로 식용곤충이 자리매김할 것이라 전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