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교정급식 영양사의 균형 인사를 기대하며
[카페테리아] 교정급식 영양사의 균형 인사를 기대하며
  • 김계순 영양사
  • 승인 2018.09.2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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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순 영양사前 영등포구치소
김계순 영양사前 영등포구치소

1982년 영등포구치소 영양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던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교도소라는 곳이 워낙 특수한 시설이기에 영양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인식이 없었던 단체급식의 불모지 그 곳.

당시 법무부는 수용자의 인권과 복지신장 차원에서 영양사를 채용했지만, 수십 년 동안 아무 문제없었던 급식 현장에 취사장에 혼자 드나들 수조차 없는 여자 영양사의 출현으로 실제 현장의 반응은 귀찮은 존재였을 뿐이었다.

급기야 교도소 영양사라는 직업이 까마득히 높은 산이자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느껴져 3개월이 안되어 퇴직을 결심했지만, 아버지뻘 되는 동료 주임님의 비록 지금은 이 자리가 힘들고 괴롭지만 겸손한 자세로 영양사의 역할을 찾다 보면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로 인정받을 때가 꼭 올 거야라는 진심어린 격려에 힘을 내고 무사히 그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교도소 영양사들은 많은 역경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똘똘 뭉치며 역할에 임해 이제는 교정급식에서 영양사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고 본다. 특히 교정급식의 중심에서 급식의 질 향상은 물론 급식관리, 식품위생 및 안전사고 예방 등 급식운영 전반에 걸쳐 전문가로써 적극적인 업무 추진과 개선을 통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나 또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해 교정급식의 산 증인으로 정년을 맞이하려 했으나 예상하지 못한 건강 적신호로 인해 급작스런 명예퇴직을 하게 되어 30년간 정들었던 조직을 떠나게 되었다. 퇴직을 하고 보니 그동안 여러 가지 힘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교정급식의 발전을 더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섭섭함 그리고 아쉬움 등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 전 법무부 식품위생직으로는 최초로 정년을 앞 둔 두 분의 소식을 들었다. 정년퇴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명예로운 기쁨이지만, 한편으로는 36년간 일하고도 사무관 자리가 없어 6급으로 퇴직하는 법무부 식품위생직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나온 것에 대한 미안함에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최근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울산, 순천, 군산시 등에서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와 포용의 인사를 뉴스로 접했다. 그 중 7급으로 들어와 6급으로 20년가량 머무르다 우여곡절 끝에 사무관으로 승진했다는 기사가 유독 나의 눈길을 끌었다.

교정 영양사는 국가공무원인데도 28년이 넘도록 6급에 머물러 있고, 6급으로 무려 20년을 훌쩍 넘긴 영양사도 여섯 명이나 된다고 하니 이보다 더 불균형한 인사가 또 있을까?

식약처 등에 흔한 식품위생 사무관이 법무부에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황 속에 수용자를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이에 걸맞는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늘 위험이 도사리는 환경이지만, 수용자로 구성된 취사부에 조리를 지도하기 위해 오늘도 취사장으로 향하며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으로 수용자를 교정·교화해 그들의 건강한 사회 복귀를 위해 음지에서 헌신하는 교정 영양사.

그런 사랑하는 후배들이 더 이상 소수직렬로서의 설움을 겪지 않고 조직 내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소신과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주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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