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식중독 사고의 가중처벌, 과하다”
“학교 식중독 사고의 가중처벌, 과하다”
  • 조성호 변호사
  • 승인 2018.10.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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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강남 조 성 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학교급식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처벌이 이뤄질까. 당장 학부모들의 항의와 함께 사안이 클 경우 언론보도로 이어지며, 보건 및 교육당국에 수사기관까지 모두 달려들어 조사를 할 것이다. 학교나 영양(교)사 입장에서는 실제 피해를 해결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보다 해당 기관으로부터 장시간의 조사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처벌이 이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먼저 식품위생법 제88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는 자’ 즉 학교의 장은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의무’가 존재하는데 이를 해태한 이유로 동법 제101조 제2항 제10호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영양(교)사는 이와 별도로 국민영양관리법 제21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영양사가 그 업무를 행함에 있어서 식중독이나 그 밖에 위생과 관련한 중대한 사고 발생에 직무상의 책임이 있는 경우’로 판정되어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그 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 행정처벌과 별도로 학교장과 영양(교)사는 식품위생법 제4조 제3호에 규정된 ‘병(病)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되었거나 그러할 염려가 있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채취·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 또는 진열한 것으로 인정돼 동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형사처벌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도 처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급식법 제22조 제1호에 의거 해당 학교장과 영양(교)사는 ‘고의 또는 과실로 식중독 등 위생·안전상의 사고를 발생’하게 한 책임으로 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으로 학교장은 과태료, 벌금형 선고 및 교육청 징계를, 영양(교)사 역시 면허 정지, 벌금형, 교육청 징계를 받아야 한다. 실제 해당 학교장과 영양사가 위 처벌을 모두 받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대해 과잉처벌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아직 아무런 법률 개선은 없다.

헌법 제13조 제1항에는 동일 범죄로 거듭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원칙은 형사재판만 해당되고 행정법상의 징계나 과태료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행정처벌인 과태료, 자격정지와 별도로 형사상 벌금형에 처해지는 것이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현재 학교급식에 관해서는 다른 분야와 다르게 관련 법규가 식품위생법, 학교급식법, 국민영양관리법 등 여러 법에 관여되어 있고, 각각의 처벌규정이 별도로 존재하면서 중복처벌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세심히 주의를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주장을 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식중독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실제 명확한 원인규명도 쉬운 일이 아니며, 학교장이나 영양(교)사의 예측을 넘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학교급식 사고는 일단 학생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행정·교육·수사당국 모두가 어떻게든 처벌에 나설 수밖에 없어 가중처벌을 받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장의 학교장이나 영양(교)사를 매우 위축시키며, 과한 처벌로 느끼게 한다. 또 학교급식 운영에 항상 방어적 결정만 하도록 해 결국 올바른 급식환경 조성에 방해가 되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관련 법규를 시급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대한급식신문
[조성호 변호사는.....]
-대한급식신문 고문 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現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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