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소방대원에게 밥이라도 제대로 제공돼야
목숨 건 소방대원에게 밥이라도 제대로 제공돼야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8.11.14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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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여건 나은 서울도 소방서 24곳에 영양사 고작 1명
안전센터 급식에 긴급출동 대기 중인 소방대원도 투입
지난 2015년 부산경찰서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돼 큰 화제가 된 사진. 한 소방대원이 7시간 동안 화재를 진압한 후 사발면을 먹고 있다.
지난 2015년 부산경찰서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돼 큰 화제가 된 사진. 한 소방대원이 7시간 동안 화재를 진압한 후 사발면을 먹고 있다.

[대한급식신문=김동일 기자] 사립유치원 급식비리가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지난 국정감사에 이어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소방서급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웅식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부족한 급식예산으로 인해 소방서 영양사 배치가 매우 미흡하며, 영양 또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소방청 국정감사에서도 안상수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소방서급식 식단과 고기 등 단백질 보충을 할 수 있는 메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른 직업군보다 화재·재난 시 가장 먼저 출동하고 응급구조까지 맡고 있어 체력 소모가 큰 소방대원들의 식단이 학교나 일반 관공서 식단보다 영양 면에서 부실하다는 것.

18개 시‧도 소방본부(경기북부소방본부 포함) 중 재정여건이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서울시의 경우 모든 소방서와 안전센터에서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나 급식예산이 부족해 급식운영을 맡을 전문 인력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 확인 결과, 실제 서울시내 소방서 24곳 중 영양사가 배치된 곳은 1곳(종로)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3곳은 비전문가가 식단을 작성해 운영하고 있어 영양불균형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센터의 경우 영양사는 물론 취사인력도 부족해 소방서보다 더욱 열악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내 안전센터 총 93개소에 취사인력은 93명에 불과해 각 지역 안전센터마다 조리원 1명씩만 배치돼 식재료 발주부터 식단, 조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리원 1명이 모든 급식관련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워 해당 안전센터 소방대원들까지 급식 업무를 나눠맡고 있는 등 화재와 재난활동에 항시 대기해야 하는 소방인력이 급식조리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식재료비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평균 근무인원이 10명 내외인 안전센터의 특성상 조리원 고정인건비가 급식비에 큰 비중을 차지해 식재료의 질과 영양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의원이 제시한 행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안전센터 급식예산 지원금은 평균 월 115만원으로, 급식비의 23.3% 수준이다. 나머지 76.7%는 소방대원들이 각출해 충당하고 있으나 급식비 중 조리원 인건비가 40.1%를 차지해 식재료비는 고작 59.9%에 불과했다.

이 같은 소방서급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방청은 지난 10월 대한영양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으나 본지의 확인 결과, 현재 소방서급식과 관련해 추진 중인 사안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소방청에서 급식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지원대상이 국가직 소방공무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이 지방직인 소방대원들에게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협약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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