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대세가 도시락? 청소년용은 없잖아요~"
"HMR 대세가 도시락? 청소년용은 없잖아요~"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8.11.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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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여 명의 중학생이 함께 떠난 ‘2018 식품산업 진로체험’ 3개월의 대장정

전국 18개교 100여 명의 중학생이 식품산업을 이해하며, 미래의 진로를 탐색했던 ‘2018 청소년 대상 식품산업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3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각 학교별 3~6명으로 팀을 이뤄 진로교사가 이끌며, 1박 2일의 ‘식품산업 진로캠프(1차 과정)’ ‘식품산업 현장체험 및 탐구활동(2차 과정)’ ‘성과 및 아이디어 발표대회(3차 과정)’까지 모두 마친 것.

2개의 주제(오늘의 식품(HMR), 미래의 식품(곤충, 고령친화, 기능식 등)) 중 각 팀이 선택해 신제품을 개발해 발표한 지난 11월 10일(토). 18개 팀 중 최종 본선에 오른 10개 팀의 ‘중학생이 상상하고 만든 식품, 신제품 런칭쇼’의 뜨거웠던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새벽 5~6시에 출발한 관광버스를 타고 대전의 ‘성과 및 아이디어 발표대회’ 장소로 속속 모인 학생들. 아침잠 많을 나이…

각 학교 선생님들과 주관사는 3개월의 시간을 마무리해야 하는 3차 과정의 분위기를 제법 걱정했다.

벌써 3번째 만나서였을까? 다른 지역의 친구들과 포옹을 하며, 안부를 나누고, 발표대회장 로비에 걸린 지난 1~2차 과정들의 사진전을 보며 연발 까르륵 거린다.

드디어 시작된 ‘중학생이 상상하고 만든 식품, 신제품 런칭 쇼’.

이날 10개 팀 중 대상을 받은 정발중학교 바다소리팀은 ‘밥품튀(밥을 품은 튀김)’라는 제품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편의점에 즐비한 HMR 도시락 중 청소년을 위한 도시락은 없다”라며 학교 내 학생 1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맛은 있지만 건강이 걱정된다는 것이 핵심. 응답자의 44%가 선호한 4천 원으로 도시락 가격도 설정했다.

그리고  청소년에게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담은 식재료를 다져 밥과 섞은 후 한 입 크기로 튀겨낸 ‘밥품튀’를 만들게 됐다. 오뚜기 제품개발팀 정도인 부장은 “바로 출시해도 될 만큼 완성도 높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대상을 차지한 '밥을 품은 튀김' 제품
대상을 차지한 '밥을 품은 튀김' 제품

최우수상을 받은 오태중학교 푸드챌린저팀은 가장 성실한 준비로 심사위원들에게 인정받았다. 식용곤충을 넣은 ‘첼린저밥버그’, ‘베리푸요’가 메인 제품으로 그 외 5가지 이상의 신제품을 영양교사인 지도교사와 모두 직접 만들며 완성한 것이다.

푸드챌린저팀은 “미래에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 식용곤충을 접목했다”며 제품개발의 목적을 밝혔다.

역시 최우수상을 받은 경남 창원여자중학교 처먹팀은 가장 인상적인 PPT제작 실력으로 한순간 발표대회장을 압도했다.

지난 1~2차 과정 속에서 생긴 팀원들의 갖가지 생각 등을 각종 이미지와 함께 순식간에 화면으로 흘려보내고 한 회사의 신제품 발표 현장의 컨셉으로 자신들의 신제품인 노인용 디저트‘처음처럼’을 발표했다.

우수상을 받은 인천 서곶중학교 Asian Dream팀은 다른 팀과 달리 2033년에 출시될 분자식품 ‘아지타토’를 발표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각종 식재료를 분자단위의 잉크형식으로 만들어 3D프린터에 주입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

이에 대해 건국대학교 교육공학과 주민호 교수의 “과연 소비자들이 먹고 싶은 식품이 나오겠는가”라는 질문에 Asian Dream팀은 망설임 없이 “3D프린터 보급률이 생각보다 높은 상황이고 지금도 3D프린트로 신체장기, 음식이 만들어진다”며 “지금 당장이 아니라 훗날 먼 미래에는 분명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동 우수상을 받은 부산 덕천여자중학교 부산어묵팀은 중학생답지 않은 기특함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품명은 ‘온온溫溫 연두부 야채죽’. 단백질과 비타민이 특히 부족한 노인을 위한 발열팩 형식의 영양식이다. 제품 개발을 위해 팀원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학교 인근 요양원을 방문해 설문조사까지 하는 꼼꼼함을 보여줬다.

제품개발을 위해 요양원을 찾은 학생들
제품개발을 위해 요양원을 찾은 학생들

참신한 아이디어로 인정받아 장려상을 수상한 두 학교는 경북 구미 광평중학교(GPS팀)와 경기 평택 은혜중학교(말하다팀). GPS팀은 고소애라는 식용곤충을 갈아 기존 소금과 섞어 ‘고소한 소금’을 개발했다. 친구들에게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식용곤충에 대해 시각적인 이유로 꺼려한다는 점을 고민하다 만들게 됐다.

말하다팀은‘내 맛대로 도시락 자판기’라는 제품명 그대로, 학생들이 편의점 등에서 원하는 가격대에 다양한 입맛대로 원하는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서울 청량중학교 육고기의여행팀은 ‘크스피 ’라는 이름의 개별화 식단 제공 시스템을, 대구 다사중학교 요리퐁당팀은 식용곤충인 고소애를 첨가한 ‘꿈틀이고소애 라면’을, 경기 김포여자중학교 1cm의자존심팀은 식용곤충을 넣은‘버그 시리얼’을 소개했다.

10개 팀의 10분 발표, 심사위원의 5분 질의응답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시상식이 진행됐다.

지난 3개월 간 학업과 함께 진행한 터라 쉽지만은 않았던 학생들은 시상된 상의 종류에 따라 환호와 만족, 아쉬움 등으로 끝내 눈물까지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발표대회장을 쉽게 떠나지 못한 채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를 약속하는 학생들. 그렇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학생들 간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생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한 학생은 식품 관련 디자이너로, PD가 꿈이었던 또 한 학생은 식품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품 전문 PD가 되겠단다. 식품산업이 얼마나 크고 가치있는 것인지 깨달았다는 한 학생은 공부의 목적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래, 얘들아~ 우리 곁엔 식품산업이 있고, 식품산업에 너희의 미래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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