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月 식재료

구황작물에서 기능성작물로 재조명 메밀

메밀은 파종 후 수확까지 기간이 짧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대표적인 구황(救荒)작물이다.

최근에는 여름에 주로 많이 먹지만,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에 의하면 10월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메밀에 많이 들어있는 루틴(rutin)은 혈관의 저항력을 향상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곡류에 적은 단백질 함량이 12~15%나 되고,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5~7% 가량 함유돼 있다. 비타민 B1, B2 성분도 풍부해 피로 해소, 피부와 점막 건강에 좋다.

조선시대에는 데었을 때나 다쳐 붓고 통증이 심할 때 메밀가루를 개어 붙여 상비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메밀을 고를 때는 삼각형으로 각이 있고, 모서리가 뾰족하며, 낱알이 잘 여물어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주로 가루를 내어 국수, 떡, 묵, 전병 등을 만들어 먹는데, 반죽 시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물을 이용하면 메밀 향을 살릴 수 있다. 또 밥을 지을 때는 쌀과 메밀 비율을 9:1로 하면 적당하며, 차로 마실 때는 깨끗이 씻어 후라이팬에 볶아 사용하면 된다.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 김양숙 연구사

■ 구입요령

메밀은 삼각형으로 각이 져 있는데, 모서리가 뾰족하고 낱알이 잘 여문 것이 좋다. 또한 윤기가 돌면서 광택이 나는 것이 싱싱한 메밀이다. 수입 메밀은 크기도 일정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긴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다 보니 잘 여물지 않은 것이 섞여 있으며, 삼각형의 모서리가 뾰족하지 않고, 색도 국산 메밀보다 짙은 편이다.

■ 보관법

메밀은 일반 잡곡류와 마찬가지로 밀폐 용기에 담아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메밀을 가루로 구입한 경우에는 냉동 보관을 하고, 메밀묵의 경우에는 물에 담가 밀폐 용기에 넣은 후 냉장 보관하면 며칠은 보관할 수 있지만 쉽게 상하므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한 메밀묵은 끓인 물에 잠깐 담갔다가 꺼내면 말랑해져서 먹기가 좋다.

■ 손질법

물에 여러 번 씻어서 이물질들을 걸러내고 사용하면 된다.

■ 섭취방법

메밀로 밥을 지을 때 쌀과 메밀의 비율을 9:1 정도가 적당하다. 메밀에 포함된 대표적 영양소인 루틴, 비타민 B1, B2, 칼륨 등은 모두 수용성을 띠기 때문에 삶는 과정에서 물에 거의 녹게 된다. 따라서 메밀국수를 삶아 낼 때는 삶아낸 물을 버리지 말고 함께 마시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메밀국수는 일반 밀가루 국수와 달리 삶아도 잘 불지 않는 특징이 있다. 메밀을 깨끗이 씻어 프라이팬에 볶아준 뒤, 메밀차로 마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