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친밀도 높아질수록 섭취량 증가해”
“채소 친밀도 높아질수록 섭취량 증가해”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8.12.16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주시어린이급식센터 김영진 총괄팀장 연구 결과
채소 단순노출로 섭취량 2배 증가... 4주 뒤에도 채소 섭취량 줄지 않아
상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연구 결과, 채소의 단순노출만으로도 유아의 채소 편식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연구 결과, 채소의 단순노출만으로도 유아의 채소 편식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급식신문=김동일 기자] 유아기는 신체의 성장 및 발육이 왕성하게 진행되는 동시에 활동량도 함께 증가하면서 필요 열량과 영양소의 요구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이때 필요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면 유아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올바른 식습관 형성이 강조되는 유아기에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식사문제가 바로 ‘편식’이다. 유아의 60~70%가 편식을 하고, 그중 채소를 기피하는 유아의 비율은 특히 높다.

유아기 편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식품기신증(food neophobia)’으로, 식품기신증이란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 행동을 말한다. 특히 2세부터 6세 사이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에 연구자는 유아의 식품기신증을 완화해 채소 편식을 교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채소 노출 및 채소놀이를 통해 유아의 채소 친밀도를 높이고, 그에 따른 유아의 채소섭취량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연구는 사전 조사, 본 조사, 사후 조사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먼저 기존 유아의 채소 섭취량을 조사한 후 4주 간 채소 노출 및 채소놀이를 통한 채소 섭취량 변화를 측정했다. 또한 교육의 지속성을 평가하기 위해 교육종료 1개월 후 채소 섭취정도를 재조사했다.

연구 대상은 경상북도 상주시 Y유치원 유아 중 채소 섭취의 정도를 사전 조사해 채소를 잘 먹거나 극도로 기피하는 20명을 제외한 최종 5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채소 극도기피자의 행동방식은 식품기신증과는 구별돼 연구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사전 조사를 통해 조사대상 56명의 채소 섭취량을 파악해 수치화했다. 실험 전 5일 동안 점심급식과 함께 채소 30g을 제공해 5g 섭취 시 1점, 10g 섭취 시 2점으로 환산한 결과, 평균 1.56점을 기록했다.

이는 제공한 채소의 25% 정도만 섭취한 셈으로, 만 3세에서 5세까지의 1식당 채소류 반찬의 적정 배식 권장량이 80g 이상인 것에 비하면 조사대상의 채소 섭취실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연구자는 채소 노출빈도별 채소 섭취량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대상을 노출군, 주 1회, 2회, 3회 교육군 등 총 네 그룹으로 구분했다. 노출군은 채소의 단순노출만 이뤄졌고, 교육군은 채소 노출과 채소놀이가 함께 진행됐다.

4주간 실험 결과, 채소놀이 교육을 하지 않은 ▲단순노출군은 실험 전 1.25점에서 2.6점으로 약 2.1배의 섭취량을 보여 별도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채소에 익숙해진다면 채소 섭취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채소놀이 영양교육을 실시한 실험군은 실험 전 1.76점이었으나 실험 후 2.72점으로 상승했고 ▲주 2회 교육군은 실험 전 1.85점, 실험 후 2.48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귀분석 결과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아 주 1~2회 채소놀이 교육은 채소 섭취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 3회 교육군은 실험 전 1.42점, 실험후 3.5점으로 채소 섭취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유아의 채소 섭취량 증가를 단시일 내 도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교육 횟수를 주 3회 이상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채소 노출 및 채소놀이 영양교육 프로그램이 유아의 채소 섭취 행동지속성에 관계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실험 종료 4주 후 조사대상 유아의 채소 섭취 실태를 1회 분석했다.

실험 직후 점수와 실험 종료 4주 후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노출군 2.6점 → 4.63점 ▲주 1회 교육군 2.72점 → 3.80점 ▲주 2회 교육군 2.48점 → 2.83점 ▲주 3회 교육군 3.5점 → 4.18점으로 주 2회 교육군을 제외한 모든 실험군에서 유의미한 지속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실험 전 실시한 ‘학부모와 유아의 채소 섭취빈도’ 설문조사에 의하면 양육자의 채소 섭취빈도와 유아의 채소 섭취빈도 상관관계는 풋고추, 버섯류를 제외한 18종 채소 모두에서 양(陽)의 상관관계를 보여 유아의 채소 섭취는 양육자의 채소 섭취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유아의 채소 섭취 행동을 개선하기 위한 기존의 인지중심 교육방법에서 놀이중심 교육방법을 제안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보육시설에서 유아의 바람직한 식습관 형성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매뉴얼이 보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