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이야기 '떡국' & '모둠전'
한식 이야기 '떡국' & '모둠전'
  • 한식진흥원,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19.01.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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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새해 첫날 복을 기원하는 경건함
'모둠전' 흥겨운 자리에 등장하는 나눔의 음식

떡국

설날 떡국을 먹는 것은 흰 가래떡에 한 해를 시작하는 시간의 경건함이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맑은장국에 가래떡을 얇게 썰어 넣고 끓인 떡국은 대표적인 설날 음식이다. 우리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뜻으로 ‘떡국 한 그릇 더 먹었다’고 말한다. 떡국은 쇠고기 양지머리를 고아서 만든 육수나 사골 육수로 끓인다.

■ 부자 되기를 소망하며 먹는 떡국
설날에 흰 떡을 끓여 먹는 것은 고대의 태양 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 떡을 사용한 것이고, 떡국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둥근 태양을 의미한다. 가래떡의 모양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시루에 찌는 떡을 길게 늘여 가래로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 역시 둥근 모양이 엽전의 모양과 같기 때문이다.

■ 개성의 조랭이떡국
특이하게 개성지방에서는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떡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 전해져 온다. 조랭이떡은 가래떡을 가늘게 늘여서 써는데, 가운데를 대나무 칼로 살짝 굴려 마치 동그란 구슬을 붙여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새하얀 것이 눈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반 떡국에 비해 떡이 퍼지지도 않고 훨씬 쫀득하다. 조랭이떡국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일설에는 누에가 ‘길’함을 뜻하므로 한 해 운수가 길하기를 기원하며 누에고치 모양으로 빚었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이 설빔에 조롱박을 달고 다니면 액막이를 한다는 속설에 따라 액막이의 뜻으로 ‘조롱떡국’을 끓여 먹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설에는 대나무 칼로 떡을 누르는 것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목을 조르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개성(송도)을 수도로 했던 고려가 멸망하자 그 원한을 조랭이떡을 만들면서 풀려고 한데서 기원한 것이라는 얘기다.

■ 꿩 대신 닭
설날 음식에 얽힌 속담 중에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바로 ‘떡국’에서 유래된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떡국에는 흰떡과 쇠고기, 꿩고기가 쓰였으나, 꿩을 구하기가 힘들면 대신 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모둠전

온갖 재료를 밀가루나 녹말가루를 입혀 부쳐낸 전을 색깔에 맞춰 담아낸 것이 모둠전이다. 고기로 만든 제육전, 간전, 쇠고기전, 생선으로 만든 북어전, 대구전, 도미전, 민어전, 패류로 만든 대합전, 굴전, 채소로 만든 애호박전, 풋고추전, 두릅전, 버섯전, 파전, 그리고 꽃으로 만든 봄의 진달래 화전, 가을의 국화전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 전의 고유한 이름은 전유화
육류, 생선, 채소 등의 식재료를 선택해 쌀가루나 밀가루 그리고 달걀을 풀어 옷을 입힌 다음 번철에 기름을 둘러 지져내는 것들을 통틀어 전이라고 한다. 전의 고유한 이름은 전유화로, 전유어라 읽고 속어로 전야라고 소통되다가 그냥 전이 됐다는 설이 있으며, 제사상에 올렸을 때는 ‘간남’이라고도 불렀다.

■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건강식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물론, 집안의 경사가 있어 잔치를 치러야 할 때, 옛날 사람들은 마당 한쪽에 돌을 몇 개 쌓아 임시로 만든 아궁이에 가마솥 뚜껑을 걸쳐놓고 전부터 부쳤다. 솥뚜껑만 없어졌을 뿐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명절마다 전을 부친다. 복잡한 양념이나 소스가 없어도 전은 재료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기름을 약간 둘러 고소함을 강조했을 뿐, 기름이 흥건하게 배어나오는 튀김의 느끼함이 없어서 더욱 그렇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포만감을 주는 전은 한 접시 음식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실제 해외에 진출한 한식당에서는 전이 스테이크에 필적하는 메인 요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노릇노릇하고 바삭하게 갓 부친 전을 간장에 찍어먹는 맛은 비할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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