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유령잡기 나선다
eaT, 유령잡기 나선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1.2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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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업체 전수점검’, ‘우수공급업체 지원’ 등 긍정 평가
'안전 식재료 공급'을 주제로 지난해 10월 MOU를 체결한 aT 사이버거래소와 한국식품안전협회.
'안전 식재료 공급'을 주제로 지난해 10월 MOU를 체결한 aT 사이버거래소와 한국식품안전협회.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을 좀먹고 있던 ‘유령업체’가 근절될 수 있을까. eaT를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이하 aT) 사이버거래소(소장 윤영배)가 유령업체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침을 공개해 귀추가 주목된다.

aT 사이버거래소는 지난 15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브리핑실에서 ‘학교급식사업 발전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aT 사이버거래소는 그간 불성실 업체를 관리하지 않고 수수료 장사에만 골몰한다는 비판과 함께 이로 인해 학교급식의 질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eaT의 유령업체 문제는 일선 급식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국정감사에서도 단골 소재로 등장해 aT 이병호 사장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이날 발표된 추진계획의 주요 골자는 ▲지역별 공급업체 관리 전담반 설치 및 공급업체 전수점검(2년 주기) ▲적합시설(냉장·냉동) 보유업체의 입찰참가를 위한 사전승인제도 운영 ▲식품 위생·안전 유관기관 협력 강화 ▲eaT 이용수수료를 활용한 공급업체 지원 ▲지역별 공청회 및 자문위원회 개최 ▲차세대 시스템 재구축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지역별 공급업체 관리 전담반 설치 및 2년 주기 전수점검 계획과 입찰업체의 자격기준 강화다. eaT 내에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무려 9600여 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 전수점검을 통해 불성실업체 및 유령업체를 가려내고 등록업체 수를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공급업체의 자격기준 강화는 유령업체 척결에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의 시설 및 위생기준을 세분화하고, 작업장 관리상태 점검 항목을 추가했다.

또한 2년마다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질 전수점검은 식재료의 질을 유지시킬 능력있는 업체로만 선별·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입찰에 대한 자격제한 기준도 개선됐다. 입찰 품목에 적합한 보관시설을 갖춘 업체만 입찰참가를 허용한다는 것으로, 이는 기존에는 없던 기준. 또한 eaT 이용제한 업체의 대표자 가족이 동일 사업장에 등록신청 시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도 생겼다.

그동안 eaT 이용약관 내에 이미 제정되어 있었으면서도 계속 시행을 유예해왔던 ‘배송차량 전수등록제’도 올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 제도는 업체가 식재료를 납품할 때는 사전에 차량을 해당학교에 등록한 뒤 납품하도록 한 제도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업체들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이용수수료 장사만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내놨다. 공급업체에 대한 식재료 안전관리 컨설팅·교육과 함께 식품위생교육 수강 및eaT를 통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수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급식산업 전시회와 연계해 eaT의 식재료 구매제도를 알리고, eaT 홍보관을 운영하는 동시에 우수급식 종사자 어워드 등도 열 계획이다.

aT 사이버거래소 윤영배 소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eaT를 운용해오면서 규모는 커진 반면 인력은 늘어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앞으로 인력을 보충해 공급업체 사전·사후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eaT의 발표에 대해 급식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의 한 식재료업체 관계자는 “유령업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선량한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동안 숱한 비판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eaT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라며 “업체들의 반발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eaT가 의지를 보여준 만큼 실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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