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열 채소류, 생산부터 오염원 차단돼야
비가열 채소류, 생산부터 오염원 차단돼야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9.02.18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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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경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연구 논문 ‘고등학교 급식 식단의 엽경채류 식재료 사용 빈도 및 조리방법 분석 연구’
“급식재료, GAP농산물 우선 적용 고려해야”
“식재료별 조리방법에 따른 메뉴 DB화 필요”
잠재적 위해 식품(PHF) 중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메뉴는 데친 나물류였다.
잠재적 위해 식품(PHF) 중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메뉴는 데친 나물류였다.

[대한급식신문=김동일 기자] 학교급식을 포함한 단체급식에서 빠지지 않는 채소류. 일반적으로 채소류는 가열처리 없이 섭취하기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되어 있을 경우 식품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채소는 생산과정에서 오염된 토양이나 관개수에 의해 식중독 원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퇴비나 가축 분변에 의한 오염 가능성도 있어 위생관리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학교급식에서 조리과정 단축과 편리성 등을 위해 전처리 농산물과 신선편이채소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미생물학적 수준 및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단체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농산물의 미생물학적 수준에 관한 보고에 따르면 양파, 부추, 마늘, 무침류(생채, 숙채) 등에서 총 균수가 비교적 많고, 생채소는 소독을 해도 가열조리 메뉴보다 총 균수가 많아 미생물학적 관리가 필요한 메뉴로 지목됐다.

일부 샐러드와 새싹채소에서는 대장균군이 5~6logCFU/g(식품 g당 대장균군 수 10만~100만)을 초과하기도 해 가열조리 식품(대장균군 2logCFU/g 이하, 식품 g당 대장균군 수 100)에 비해 식품위생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자는 학교급식에서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잠재적 위해 식품’(Potentially Hazadous Food, PHF)의 사용 빈도를 파악하고, 특히 단체급식에서 주로 가열하지 않고 제공하며 사용 빈도가 높은 엽경채류(배추, 부추, 브로콜리, 상추, 시금치, 양배추 등)의 조리방법을 분석해 미생물학적 관리가 필요한 엽경채류를 파악하고자 했다.

잠재적 위해 식품은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이나 독소 형성을 막기 위해 시간 또는 온도관리가 필요한 식품으로 pH 4.6 이상, Aw(수분의 양) 0.85 이상인 것이 해당되며, 상온에서 쉽게 상하는 식품이다.

연구 대상 학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 통계자료와 경기도교육청 자료에 따라 식중독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중부 수도권 내륙지역과 부산·경남지역 2식 고등학교로 선정했다.

이어 급식 식단에서 잠재적 위해성이 높은 농산물 중 사용 빈도가 높은 엽경채류를 선정하기 위해 식단에서 엽경채류의 사용 빈도, 조리방법에서 가열 및 다른 식재료 혼합 여부를 분석했다.
고등학교 급식 식단의 잠재적 위해 식품 및 식재료 분석 결과, 잠재적 위해 식품에 해당하는 메뉴는 전체 메뉴의 41%로 나타났다. 해당 메뉴는 샐러드, 데친 나물류, 부추, 파채, 해조류, 쌈야채, 오징어·쭈꾸미·낙지·문어 등으로 나타났다.

잠재적 위해 식품이 해당하는 798개 식단에서 가열 및 혼합 여부의 조합을 살펴본 결과, 가열 공정이 있는 메뉴는 449건, 비가열 메뉴는 85건이었다. 조리 이후 혼합된 메뉴에서는 가열+가열 메뉴가 105건, 비가열+비가열 81건, 가열+비가열 78건으로 나타났다. 또 잠재적 위해 식품 메뉴 중 혼합 메뉴 유형은 33.1% 수준으로 나타나 조리과정 중 혼합된 메뉴 유형에서 ‘배식시간 준수’와 같은 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잠재적 위해 식품 메뉴 중 사용 빈도가 높은 상위 2위는 데친 나물류와 샐러드로 나타났다. 그리고 데친 나물류에 쓰인 나물 종류는 콩나물, 시금치, 숙주, 마늘쫑, 미나리 순으로 많았다.

사용 빈도가 높은 엽경채류 순위와 잠재적 위험 조리방법을 분석한 결과 부추, 상추, 양배추, 양상추, 치커리 등이 주로 단순 비가열 혹은 비가열+비가열 혼합메뉴로 활용돼 원재료부터 최종 단계에 이를 때까지 미생물 유입이 높은 식재료에 해당됐다.

이번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열 조리법을 실제 적용하기 어려운 농산물은 오염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GAP 인증 제도와 같이 생산부터 미생물학적 오염원 차단 등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잠재적 위해 식품 메뉴에 많이 활용되는 농산물의 경우 GAP 인증 제품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향후 단체급식에서 농산물의 미생물학적 안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단계에서 오염원 차단(GAP 인증), 저감 및 세척공정 개발, 식재료별 조리방법에 따른 메뉴 데이터베이스화, 미생물학적 안전성이 확보되는 조리방법을 활용한 식단 개발 및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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