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지켜야 할 합의된 ‘계약’
‘약관’, 지켜야 할 합의된 ‘계약’
  • 조성호 변호사
  • 승인 2019.02.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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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강남 조성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약관’은 꼭 지켜야 할까? 대부분은 일단 서명을 했으니 지켜야 하지만 뭔가 내가 모르는 부분도 많아 찜찜한 기분마저 들기도 한다. 실제 보험 및 전기요금 약관 등은 계약 상대가 제시하는 일방적인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불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불공정 약관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사업자가 그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한 약관의 작성을 방지하고, 규제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해 소비자 보호 및 국민생활을 균형 있게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이른바 ‘약관규제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률 제6조 제1항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라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에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또는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조항으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불공정한 약관은 속속 무효 혹은 시정명령이 내려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약관의 효력이 허약한 것일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약관은 계약상 지켜야할 내용이다. 다만 정보의 비대칭 혹은 권한의 불균형으로 아무것도 모르거나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부 불공정한 약관에 대해 그 효력을 일부 배제하는 것이 가능해졌을 뿐이다.

‘eaT 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시스템) 이용약관’은 어떨까. eaT를 통해 학교급식에 납품하고자 하는 업체는 이 약관을 지켜야 하며, 위배되는 행위를 한 경우 회원자격이 정지되거나 심한 경우 자격을 박탈당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그 기준이 작위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약관의 내용을 보면, eaT시스템을 통해 체결된 계약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책임지지 아니하거나, 계약당사자와 합의하지 아니하고 제3자에게 계약의 이행을 위탁하거나, 낙찰 받지 않았음에도 eaT시스템으로 계약한 다른 회원사의 의무를 수탁한 경우’ 회원자격이 정지되거나 제한될 수 있는 것으로, 불공정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정당한 사유 없이 책임지지 아니하거나’ 등과 같이 일부 모호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식자재 납품의 현실상 이런 조항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실제 2014년 대법원은 약관을 무효로 보기 위해서는 ‘그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 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라고 판단하였다.

이 같은 대법원 판례와 약관규제법의 취지를 본다면 현재 ‘eaT시스템 이용약관’ 제9조의 ‘회원사 탈퇴 및 자격상실 등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한 것이며, 설령 구체적 사안이 문제되더라도 약관 자체보다는 ‘정당한 사유’ 및 일부 규정에 대한 해석과 적용에 관한 지엽적 다툼인 경우일 것이다.

최근 일부 식자재업체들은 법률 및 약관 위반 등에 따라 ‘eaT시스템’에서 배제된 것에 불만을 품고 약관이 일방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약관을 위반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고 사익만 추구하는 업체들의 문제며, 결국 학생 건강권에 해당하는 학교급식에 ‘공공의 적’일 뿐이다.

대한급식신문
[조성호 변호사는.....]
-대한급식신문 고문 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現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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