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경기도 급식, 채용 특혜로 이어졌다
‘복마전’ 경기도 급식, 채용 특혜로 이어졌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3.09 12: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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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위장 고용승계 문건’, 이재명 도지사에게 보고
지원자 “우린 들러리냐”… 경기도 “고용승계는 관행”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서재형, 이하 진흥원)이 친환경 식재료 공급대행 업무를 맡을 인력을 공개채용하면서 사전에 채용 인원을 정해놓은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사실을 경기도 고위 공직자가 이재명 도지사에게 보고한 문서까지 확인돼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본지 257·258호 참조(2019년 2월 11·25일자)>

본지가 확보한 경기도의 ‘우선협상 완료자(낙찰자)의 부정당업자 지정에 따른 친환경 등 학교급식 공급업무 대책보고’ 문서에는 진흥원에게 위탁하겠다는 방안이 대책으로 정해졌고, 운영인력을 ‘전문직(77명) 임기제 공개채용’으로 하며, 이와 함께 ‘고용승계’가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우선협상 완료자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공급대행업체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선미세상을 지칭하며, 전문직 77명은 현재 신선미세상에 소속된 직원 77명을 의미한다. 즉 진흥원이 외부에는 전문직 직원을 공개채용으로 공고하고, 신선미세상 소속 직원을 고용승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문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1월 30일 경기도 계약심의위원회가 지난 4년간 친환경식재료 공급대행업무를 맡아온 (주)신선미세상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급업무를 진흥원에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진흥원 역시 지난 4년간 식재료 공급업무를 신선미세상에 의존해왔던 터라 식재료 공급 및 급식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이 부족해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정원 외 인력 기간제근로자 채용공고를 통해 공급대행업무를 맡을 인력을 공개채용했다. 채용인원은 모두 77명. 직급은 6급 상당 과장부터 9급 사원까지 포함됐다.
 
진흥원이 공개채용 공고를 통해 선발해 지난달 26일 발표한 합격자 명단을 보면 기존 공급대행업체인 신선미세상의 직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본지 확인 결과, 채용공고에 응시한 총 인원은 신선미세상 직원들을 포함해 모두 1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존 신선미세상의 급식 분야에 종사한 77명 중 69명이 응시해 이 중 68명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신선미세상 소속 직원 69명을 제외한 나머지 30여 명의 지원자는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한 셈이다.
 
경기도 농정해양국의 고위 임원이 이 도지사에게 직접 보고한 문서임을 감안하면 이 도지사는 이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진흥원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공개채용에 응시했던 지원자들 상당수가 “미리 채용 당사자를 내정해놓고 공개채용을 한 것이 아니냐”며 “지원자들을 우롱하는 채용 특혜”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공개채용 공고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한 지원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인 면접복장마저 갖추지 않은 사람이 채용이 되고, 면접관과 안면이 있는 지원자가 면접 장소에서 서로 인사를 하는 게 정상적인 채용절차인가”라며 “신선미세상 직원들에게 들은 바로는 ‘직원들은 채용이 다 정해졌으니 그냥 면접만 봐라’고 했다는데 경기도와 진흥원이 지원자들을 우롱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해당 문건을 이 도지사에게 보고한 경기도 농정해양국 고위 임원은 “신선미세상의 직원들이 고용보장이 되어야 일을 하지 않겠나”라며 “고용승계가 그동안의 관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응시를 한 40여 명의 지원자는 들러리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 의도가 아니고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며 “진흥원에 문의하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진흥원 인사재무부 관계자는 “절차와 규정에 따라 공개채용을 한 것이며, 기준에 따라 충분히 자격을 검토해 채용된 것”이라며 “채용 특혜 혹은 사전 내정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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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 2019-03-12 16:57:12
진흥원인사재무부관계자님! 너무도 비상식적이고 뻔뻔한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군요~공개채용의 의미가 무언지 모르세요? 그게 어떻게 적법한 절차입니까? 그냥 고용승계 한거라고 농정해양국 고임원이 인정했는데.. 뒷북치고 계시네요.. 지원자들 얼마나 기가차고 억울하겠습니까? 우롱한거 맞네요.~ 신고감..청원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