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투성이’ 경기도 학교급식, ‘총체적 난국’
‘의혹 투성이’ 경기도 학교급식, ‘총체적 난국’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3.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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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특혜부터 인수대금 미스테리까지 어디부터 잘못됐나
지난달 12일 경기도 고위 임원이 이재명 도지사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문서. 이 문서에는 ‘전문직(77명) 임기제 공개채용(고용 승계)’이라는 내용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어 경기도와 진흥원이 ‘채용 특혜’를 주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고위 임원이 이재명 도지사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문서. 이 문서에는 ‘전문직(77명) 임기제 공개채용(고용 승계)’이라는 내용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어 경기도와 진흥원이 ‘채용 특혜’를 주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기도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4일부터 1086개교의 주간식재료 518톤이 정상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전에 우려됐던 공급 차질 등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발표였다. 그리고 이전 공급업체(신선미세상)와 식재료 인수인계를 최종 합의하고 협조를 받기로 하면서 현장에서의 혼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도의 발표 이면에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의혹과 문제점들이 산적해있다.

“진흥원 간부가 ‘직급 조정 후 다시 지원’ 요구”도
 
먼저 진흥원의 이번 급식인력 공개채용 파문과 관련해 ‘채용특혜’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본지에 관련된 내용을 제보한 한 지원자는 “진흥원의 공개채용에 함께 응모한 한 지원자가 마감 하루 전인 2월 19일 대리에서 주임으로 낮춰서 다시 지원하라는 내용의 전화를 세 차례나 받았다”며 “그는 최초에 직급을 낮춰 응시할 이유가 없어 거절했고, 마지막에는 인사재무부 책임자까지 나서 전화했음에도 직급을 낮추지 않자 신선미세상 직원 중 유일하게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채용에 응시한 신선미세상 측 직원은 모두 69명. 이 중 68명이 채용되고 1명이 탈락했다. 탈락한 1명은 구매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던 A씨였다. A씨는 신선미세상 근무 이전에도 경기친환경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친조공)에도 근무하는 등 다른 신선미세상 측 지원자들보다 더 많은 경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유일한 탈락자로 기록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A씨가 직급을 낮추지 않아서 탈락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6급부터 9급까지 채용될 당사자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직접 전화를 한 인물로 지목된 진흥원의 담당자는 “내가 직접 전화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식재료 가격, 업체는 52억 원 ‘책정’… 진흥원은 66억 원 ‘준비’
 
의혹은 또 있다. 부정당업자 지정으로 계약이 불가능해진 신선미세상 측이 미리 준비해 놓은 식재료의 인수자금 액수다. 경기도의 자료에 따르면, 신선미세상은 부정당업자 지정 전까지 3월 급식에 사용할 식재료 4594톤을 미리 준비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흥원은 당연히 이 식재료를 신선미세상 측으로부터 넘겨받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다. 신선미세상 측은 해당 식재료 가격을 대략 52억 원 가량 책정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경기도의 ‘친환경 등 학교급식 공급업무 대책보고’를 보면 진흥원은 기존업체 보관원물 인수대금으로 무려 66억 원을 책정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선미세상 측의 요구보다 훨씬 높은 예산을 책정한 것.
 
신선미세상에 대한 부정당업자 지정 직후부터 인수대금 결정이 협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이 많았는데 진흥원 측이 오히려 신선미세상에 ‘웃돈’을 얹어주기 위해 준비를 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친환경급식지원센터 관계자는 “66억 원 중 신선미세상에 필요한 예산을 넘겨주고 남은 예산은 진흥원이 보관했다가 앞으로 식재료 구매 등에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자세한 것은 진흥원에 문의하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진흥원이 1년만? 근본적 대안 마련부터 해야
 
경기도 급식은 지난 2014년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경기도는 곤지암에 경기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한 후부터 계속 공급대행업체를 선정해 운영을 맡겨왔었다.
 
신선미세상 이전에 친환경식재료 공급대행을 맡은 곳은 친조공이었다. 그런데 이 친조공은 친분이 있는 C업체에 친환경 51종 중 37종의 공급권을 몰아주었고 C업체는 공급권에 따른 매출 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 원대 대출을 받아 무리한 투자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수익회수가 늦어지자 금융기관들이 담보였던 채권을 근거로 급식비가 지출되는 각 학교의 법인 통장을 가압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었다. 이 같은 사실들은 당시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적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친조공을 공급대행업체로 지정한 기관 역시 진흥원(당시 경기농림재단)이었고, 진흥원은 친조공 대신 신선미세상을 선정했으나 결과적으로 신선미세상 또한 온갖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재명 도지사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공급대행업무를 경기도가 직접 맡으라”고 강력하게 요구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체급식 관계자들은 이 도지사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또다시 신선미세상과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경기도는 진흥원에 1년만 임시로 맡기고 내년부터는 경기도내 담당부서인 친환경급식지원센터에 직접 맡긴다는 계획이지만, 전문인력과 운영경험이 없는 경기도 역시 또다시 진흥원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가 1년에 학교급식용 친환경 식재료 구입에 쓰는 예산은 대략 1300억 원 정도이며, 공급대행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이 중 4~5% 가량이다. 내년에는 이 수수료가 6%(56억 원) 가량으로 인상된다.
 
단체급식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경기도가 의지를 갖고 전문인력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도 친환경급식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학교급식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인데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이 이 과정을 책임진다면 친조공과 신선미세상과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성을 갖춘 국가기관이 나서서 이 사업을 이끌어야 하며 복잡한 학교급식 업무를 이해하고, 진행할 전문인력 육성의 필요성을 관계기관이 절실히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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