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흔들리면 ‘센터’도 흔들린다
‘로컬푸드’ 흔들리면 ‘센터’도 흔들린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3.1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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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역 농산물이 급식에? 기형적 유통구조 문제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초기 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설립취지 중 하나는 ‘로컬푸드’였다. 건강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하자는 것. 지역 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센터가 운영되어오면서 제기된 많은 문제점 중 하나는 친환경농산물의 공급 부족과 이로 인해 빚어진 기형적인 유통 구조였다.

농산물은 자연적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작황의 변동이 곧바로 시장에서 가격 변동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급식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친환경농산물 공급량이 부족하면 업체는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의 동일 품목을 구입해 납품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로컬푸드’라는 센터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지역 내에 생산된 농산물이 유통망을 따라 지역을 벗어났다가 일정 시간 후에 다시 해당지역으로 돌아와 학교로 납품되는 것이다. 식재료를 직접 학교에 납품하고 싶어도 유통기한이 짧은 친환경농산물인데다 당일 입고된 식재료는 당일 소진해야 하는 학교급식의 규정 때문으로, 농가들이 각자 별도의 저온저장공간을 갖춰야 하는데 영세규모 농가들에게는 불가능한 요구다.

경북의 한 영양교사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라고 해서 주문을 했는데 당일 생산된 농산물이 3~4일이나 걸려서 학교로 납품되고 상당히 변질돼 학교로 도착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유통업체에 물어보니 농산물이 경북에서 생산됐어도 서울의 가락시장 등 주요 시장을 거쳐서 다시 지역으로 내려오는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하는데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양교사는 “‘로컬푸드’는 센터의 존재의의인데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는 걸 학부모들이 납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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