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초월하는 ‘친환경농산물’?
현행법 초월하는 ‘친환경농산물’?
  • 조성호 변호사
  • 승인 2019.03.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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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강남 조성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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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나 패스트푸드가 학교급식에서 제공되는 어떤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학교급식이 매우 바람직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한 장점 중 하나가 친환경농산물 식재료 사용이다. 이처럼 친환경농산물을 사용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친환경 농가들의 소득보전에도 기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가의 경영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실제 친환경 농업을 하게 되면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이유로 가격 경쟁력에서 일반 농산물에 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 농가들이 선호하는 소비처 중 하나가 학교급식이다. 안정적이면서도 단가를 보장받을 수 있고, 소비량 또한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친환경농산물의 사용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우리 아이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 안전한 먹을거리에 앞서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학교급식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과연 맞는 것일까. 우리 아이들의 건강권보다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촉진이라는 목적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일까.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학교급식 개선과 친환경 로컬푸드 공공급식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더 안전하고 우수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 제기됐다. 그 중 하나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한 납품 시 수의계약 제한금액에서 예외를 두자는 주장이다. 즉 국가계약법이나 지방자치법에서 수의계약 범위를 2천만 원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학교급식의 친환경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는 예외로 하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법은 공평해야 하며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헌법 제11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앞에서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법률의 제정과 규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법률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의 특별함과 예외성을 인정하는 규정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이를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와 함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농업, 농촌, 농민의 상생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는 노력의 선행이 필요하다. 또한 이 같은 예외가 과연 합리적일지 의문도 낳는다. 만약 친환경농산물에만 특혜를 준다면 현재 정부가 인증하고 있는 GAP, 전통식품, 지리적표시제 등 각종 인증도 동일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

우리 농업의 가장 큰 목표는 농업, 농민, 농촌의 상생구조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친환경농산물 판단기준과 인식 등은 이러한 상생구조를 역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일부 시스템과 지식을 가진 대기업 혹은 기업형 농가의 수익만 가져올 뿐 실제 농민의 소득구조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김제나 상주의 ‘스마트팜’ 사업에 있어서 일부 농민단체나 시민단체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자는 주장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친환경농산물 사용 역시 같은 궤에서 이뤄진다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현행법을 초월하면서까지 예외를 두는 친환경농산물이 과연 농업, 농촌, 농민의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급식신문
[조성호 변호사는.....]
-대한급식신문 고문 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現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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