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사각지대에 놓인 남성들, 다리 건강 ‘빨간불’
하지정맥류 사각지대에 놓인 남성들, 다리 건강 ‘빨간불’
  • 김나운 기자
  • 승인 2019.03.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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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하정외과 전주점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40대 남성인 김 씨는 얼마 전부터 다리가 묵직해짐을 느꼈다. 처음에는 체중이 늘어난 탓이라고 생각했으나 퇴근 후 양말을 벗을 때마다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아 있는 양말 자국이 심상치 않아 병원을 방문한 결과,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게 됐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에 있는 판막이 손상돼 심장으로 향해야 할 혈액이 역류해 다리에 고이는 질환이다. 다리에 혈액이 과도하게 몰리면 김 씨가 느낀 바와 같이 피로감과 중압감, 경련 등의 증상을 경험한다.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유전, 노화, 운동부족, 비만, 흡연, 임신과 출산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김 씨와 같은 남성 역시 하지정맥류의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정외과 전주점 강정수 원장은 “남성의 경우 하지정맥류 증상을 빨리 인지하지 못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남성들에게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이유로 비만과 잘못된 운동 습관을 꼽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비만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30~40대 남성 비만율은 50%에 육박한다. 남성은 내장 지방 위주로 살이 찌는 데다 음주의 영향으로 복부비만이 동반되기 쉬운데, 복부비만으로 배의 무게가 늘면 다리와 심장을 오가는 정맥 혈관을 압박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기 쉬워진다.

운동은 비만과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운동을 몰아서 하거나 하체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바쁜 업무로 주중에는 몸을 움직이지 않다가 주말이나 공휴일에 등산이나 축구, 농구 등 다리에 혈액이 많이 몰리는 운동을 하는 경우 다리에 부담이 전해지면서 하지정맥류의 위험이 커진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력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것 역시 다리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 부족도 증상을 키우는 데 일조한다. 강 원장은 “남성들은 하지정맥류를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다리가 아픈 이유를 다른 데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 질환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경화요법, 레이저요법, 혈관냉동요법, 발거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한다.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질환인 만큼, 하지정맥류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병변과 더불어 나이, 성별, 직업,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세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므로, 의료진에게 자신의 증상과 생활습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강 원장은 “남성들도 하지정맥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서 “양말을 벗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도 자국이 남을 정도로 다리가 많이 부어 있거나 밤잠을 설칠 정도로 다리가 심하게 저리다면 하지정맥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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