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학교급식 정착, 가능할까
선택형 학교급식 정착, 가능할까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4.1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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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카페테리아형 급식’ 논의 시작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대기업 구내식당처럼 여러 종류의 메뉴를 구성해 학생들로 하여금 선택해 먹도록 하는 급식운영이 가능할까. 하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 이하 경기교육청)은 지난달 ‘카페테리아 맞춤형 교육급식 추진계획’을 세우고 논의를 시작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획일적인 식단 제공의 학교급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급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식품알레르기 유증상자와 비만·성인병 유병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급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다.

경기교육청은 2014년부터 희망학교에 한해 학생들이 스스로 배식하는 자율배식과 부분적 선택식단제도를 운영해왔었다. 현재 경기도내 230여 개 학교가 자율배식에 참여하고 있고 286개 학교는 선택식단을 운영하며 한달에 1~2번 또는 일부 메뉴에 한해 2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교육청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토대로 이같은 ‘선택형 학교급식’을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경기교육청은 올해 안에 ‘카페테리아’ 모델개발 정책연구를 시작해 하반기에 4개 학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는 예정이다. 또한 조리도구의 변화, 급식실 시설 개선, 식당 자리 배치 등 전체 급식 환경 및 운영 측면에서도 개선을 시도한다. 경기교육청은 시범학교 규모도 올해 4개에서 내년에는 21개, 2021년에는 36개 학교로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기교육청의 계획에 대해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의 의견은 매우 부정적인 편이다. 현재의 학교급식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교)사에게 지워지는 업무가 무척 과다할 뿐만 아니라 조리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예산·인력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계획이라는 것.

경기도의 한 학교영양사는 “학교급식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계획”이라며 “1개 메뉴 운영도 벅찬데 해도 너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영양사는 “급식의 기본은 식생활교육인데 식생활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교육청의 탁상행정에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경기교육청 학생건강과 이의옥 장학사는 “수동적인 과거의 급식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메뉴와 양을 직접 선택하고 책임지는 과정을 통해 ‘교육급식’을 실현하자는 뜻”이라며 “다만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연구와 용역을 통해 도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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