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영양사협회 관리·감독 ‘안하나’ ‘못하나’
복지부, 영양사협회 관리·감독 ‘안하나’ ‘못하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4.2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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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회 관계자 자백·횡령 증거 확보한 결찰수사에도 ‘수수방관’
“복지부·영양사협회 한통속” 비판 쇄도… 전국적인 수사 제기 필요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찰의 수사 끝에 범죄행위의 구체적인 근거 자료가 확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조영연, 이하 영협)에 대해 관리·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이하 복지부)가 여전히 소극적인 대응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영양(교)사들은 영협이 수사기관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받기 시작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고, 경찰의 수사결과가 피의자들의 자백과 함께 위조 영수증까지 발견하는 등 혐의가 구체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에도 복지부가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자 “복지부는 영협과 한통속”이라는 따가운 비난마저 내놓고 있다.

영협은 복지부 건강증진과에서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은 단체로, 규정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정기감사를 받는다. 그리고 이 같은 영협에 영양사 보수교육을 비롯해 각종 국민건강 관련 사업을 위탁한다.

이처럼 영협의 승인 허가와 감사 권한, 사업 위탁까지 맡기기 때문에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여기에 이번 사안은 복지부가 위탁한 보수교육에 대한 ‘의혹’의 수준을 넘어 경찰이 매우 구체적인 정황은 물론 다수의 증거물과 피의자들의 자백까지 받아낸 터라 복지부 입장이 ‘진퇴양난’의 모양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경찰은 교육장소비 대납 의혹이 일었던 대구와 부산 2개 지역을 수사하면서 이 지역의 결산보고서를 영협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두 지역의 지출내역 중 극히 일부 항목인 인건비만 확인했음에도 이 같은 범죄행위를 밝혀낸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이번 영협의 검찰 송치 건과 관련해 명명백백히 모든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보수교육을 시행한 전국 모든 지역과 지출 전체 항목으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식품위생교육도 온라인교육과 집합교육으로 나눠 보수교육과 동일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참에 명확히 살펴 그간의 모든 의혹을 풀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복지부는 공식적으로 “검찰의 기소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담당 사무관은 “경찰의 수사결과만 가지고 어떠한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며 “검찰의 기소여부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도 “경찰의 수사 결과와 검찰의 기소여부가 다른 경우가 얼마나 많았나”라며 “기소여부를 지켜보는 게 복지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선 영양(교)사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양교사는 “우리가 낸 교육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얼마나 부풀려진 것인지 지금 당장 확인하고 싶은데 영협 측은 묵묵부답에 전화 연결조차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복지부가 영협에 대해 눈감아주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사실 확인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영양사는 “당장 처분을 하지 못하는 복지부 입장을 이해하지만, 영협이 보수교육과 관련해 경찰수사에 의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만으로도 복지부는 책임감을 갖고 사실 확인부터 나서야 한다”고 질타했다.

경기도의 한 학교 영양사는 “올해도 영협은 영양사 보수교육과 영양사대상 특별위생교육을 진행하는데 이 비용조차 과도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뜻이 아닌가”라며 “영협은 물론 복지부조차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영협의 한 전직 임원은 “영협의 교육진행 및 결산은 모두 중앙회를 거쳐 이뤄진다”며 “이번에 문제가 돼 검찰에 송치된 대구와 부산지역영양사회가 교육장소비 대납이나 교육당일 근무인원 등을 단독으로 결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산서 역시 중앙회에서 검토 후 복지부로 제출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건비와 장소사용료뿐만 아니라 온라인교육시스템부터 강사료, 운영비, 간식비까지 부풀려진 항목이 무척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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