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공공급식, ‘홀로서기’ 나서야 하나
도농상생 공공급식, ‘홀로서기’ 나서야 하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5.0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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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거처’였던 올본, 고교 무상급식으로 하반기 수요 증가
당초 사업계획대로 참여 자치구별 센터 설립 추진 서둘러야
서울시내 기초 자치구 중 유일하게 강동구만 공공급식센터를 설립했다.
서울시내 기초 자치구 중 유일하게 강동구만 공공급식센터를 설립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의 ‘홀로서기(자립)’ 필요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서울시내 자치구와 전국 산지 기초지자체를 1:1로 매칭해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치구는 모두 13개 지역으로, 지난해까지 9개 자치구가 참여했고, 올해 4개 자치구가 참여를 확정했다.

4개 자치구는 지난 2월부터 관내 이용대상 어린이급식소를 모집하고 있으며, 공공급식센터(이하 센터)의 민간위탁 수탁기관 선정을 위한 사전절차(구의회 동의 등)를 밟게 된다.

문제는 참여한 자치구 절대다수가 식재료 유통과정을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이하 올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식재료를 산지에서 직접 전달받는데, 안전성 확보를 위해 산지와 서울 자치구에 식재료 수집과 전처리, 사전 안전성 검사 등을 위한 센터를 각각 설립하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센터 설립에 예산이 많이 드는데다 서울 자치구의 경우 설립 공간조차 여의치 않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금까지 설립이 완료된 지역은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강동구 단 한 곳뿐이다. 그리고 이미 식재료 공급을 시작한 나머지 8개 지역은 센터 설립이 완료될 때까지 올본을 임시 센터로 지정해 식재료 안전성 검사 등을 맡기고 있다.

서울시내 1300여 개 학교의 식재료 공급을 토대로 설계된 올본은 현재 서울시내 학교 중 900여 학교만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어 그동안 도농상생 공공급식을 위한 임시 센터 역할이 가능했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이 올해 하반기부터 고교 무상급식 실시를 공식화하면서부터 변수가 생겼다.

현재 올본을 이용하는 학교 중 80%가 초등학교이고 고등학교는 1% 정도에 불과하다. 고등학교는 소요되는 식재료의 양이 많은 반면 급식단가는 낮은 편이어서 그동안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서울교육청의 고교 무상급식에 따른 예산지원이 시작되면 자연히 친환경 식재료 사용이 늘어 올본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즉 지금까지 올본의 여력을 활용해온 도농상생 공공급식이 고교 무상급식으로 인해 자리를 피해줘야 하는 형국인 셈이다.

올본도 역시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대처에 나서고 있다. 올본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더 이상 도농상생 공공급식용 식재료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이 같은 내용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알렸다”며 “도농상생 공공급식의 특성상 민간에서 맡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이 때문에 올본의 설립목적인 학교급식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모아져 서울시로 통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농상생 공공급식이 지나치게 실적쌓기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식재료 공급체계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준비가 미진함에도 자치구의 요구를 서울시가 무작정 받아들여 그 피해를 학교와 어린이집이 받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의 센터 설립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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