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검식, 조리사가 대신 할 수 있다
병원 검식, 조리사가 대신 할 수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5.16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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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영양관리위원회 거쳐 선임 조리사에 위임 가능”
일선 현장, “식중독 발생 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영양사가 매끼 검식이 어려울 경우 의료기관의 심의를 거쳐 선임 조리사에게 검식 의무를 맡겨도 된다는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이하 복지부)의 해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해야 할 사항이 많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의료기관 급식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의 검식 의무를 묻는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영양사가 1~2명인 의료기관에서 영양사의 매끼 검식이 어렵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영양관리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영양사가 근무하지 않는) 휴일 제공 식사의 검식을 선임 조리사 등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의료법 제36조와 동법 시행규칙 39조 ‘의료기관 급식관리기준’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이 기준에 따라 환자의 식사를 위생적으로 관리·제공해야 하고, ‘영양사는 완성된 식사를 평가하기 위해 매끼 검식을 실시해 이에 대한 평가결과를 검식부에 기록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일단 복지부의 이번 해석은 지난해 8월 동일한 내용의 질의에 대한 해석의 연장선이라고 보여진다. 당시 한 영양사는 복지부에 “365일 급식이 운영되는 의료기관이 영양사를 1명만 고용할 경우 영양사가 매 끼 검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조리사에게 검식 위임 가능 여부를 질의했다.

당시 복지부는 “영양사를 1명만 두고 있는 의료기관의 경우 매끼 검식이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위 규정에 대한 예외조항은 없고, 이에 대한 세부사항을 검토해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 같은 ‘예외규정이 없다’는 답변으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영양사 추가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즉 의료기관에서는 영양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경우 영양사 인력가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기준이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정규직이기 때문에 영양사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재정적 부담을 감안해 일종의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이번 해석에 대해 복지부는 ‘법적인 범위 안에서 재량권을 인정한 것일 뿐 책임을 벗은 것은 아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인적자원 활용해 해당 의료기관의 재량권을 일부 인정해준 것일 뿐, 검식업무 자체를 조리사에게 넘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며 “의료기관의 규모와 휴일 등 조건이 갖춰졌을 때 영양관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일선 영양사들은 검식 의무를 선임 조리사에게 넘긴다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검식은 급식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급식 위생·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며, 보존식은 검식을 마친 음식으로 식중독 발생 시 책임소재 여부를 가리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영양사 부재 시 선임 조리사가 식재료 검수부터 조리, 검식, 보존식 보관 등을 맡아 운영하는 상황에서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영양사는 “원칙적으로 급식소 관리는 영양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식중독이 발생하면 당시 영양사의 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처분이 영양사에게 내려지며, 이는 결국 영양사 커리어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복지부의 해석에 뒤따르는 보다 자세한 지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양사 고용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기관의 재정여건을 감안해 완화 대책을 내놓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의료기관 급식의 질을 유지하고, 안전한 급식을 위해서는 결국 영양사를 추가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병원 영양사는 “의료기관 급식은 365일 내내 3식으로 유지되는데 이를 단 1명의 영양사로 운영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료기관에서 1~2명의 영양사 고용조차 확대하지 못한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경영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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