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돼지갈비구이
[한식이야기] 돼지갈비구이
  • 김나운 기자
  • 승인 2019.05.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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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푸짐한 한 끼

불 위에서 고기 익어 가는 소리와 뿌연 연기만으로도 이미 배가 불러지는 음식이 돼지갈비구이다. 돼지갈비구이는 가격이 비싼 쇠갈비에 비해 싸고 육질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생강즙과 후춧가루를 듬뿍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앤 돼지갈비구이를 직접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 먹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도 인상적인 장면이다.

드럼통에 석쇠를 올리고 연기 피워가며 먹던 돼지갈비
돼지갈비를 파는 식당은 쉽게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서울의 마포 돼지갈비 거리다. 1950년대 이전까지 마포 포구에는 배가 드나들었고 한강을 따라 내려온 목재나 곡물들은 마포를 거쳐 도심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당연히 주변에는 제재소와 곡물 창고가 많았는데 인부들은 저녁만 되면 나무 톱밥 먼지로 컬컬해진 목을 풀어줄 안주거리를 찾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돼지고기에 막걸리를 곁들여 팔던 대폿집이다. 하지만 철도가 생기면서 포구가 없어지자 1960년대 이후로는 퇴근길에 소주 한 잔 걸치려는 샐러리맨들과 주변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커다란 드럼통에 연탄불을 피워 넣고 그 위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쇠판 하나 걸친 것이 전부였지만 등받이 없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도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갈비 맛에 불편함을 몰랐던 시절이다.

상추와 깻잎에 생마늘을 곁들여 먹어야 영양 만점
예나 지금이나 돼지갈비구이에 곁들이는 음식은 똑같다. 상추, 깻잎, 고추, 쌈장, 고기에 생마늘을 곁들여 쌈을 싸 먹기도 하고, 불판 위에 올려도 괜찮은 작은 종지에 참기름을 붓고 마늘 몇 점을 넣어 구워 먹기도 한다. 돼지갈비 맛의 성패는 양념에 달려 있다. 돼지갈비는 돼지 옆구리 갈비의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에 이르는 부위를 말하는데 양념을 잘하지 않으면 고기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양념간장에 재운 돼지갈비를 생채소로 영양의 균형을 맞춰가며 먹는다는 점이 서양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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