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이야기] 쌈밥
[한식 이야기] 쌈밥
  • 한식진흥원
  • 승인 2019.05.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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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 건강을 싸먹는 음식

손안에 펼쳐진 쌈위에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싱싱한 맛과 멋을 그대로 담아 먹는 것이 쌈밥이다. 쌈밥은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먹는 음식이다. 물건을 쌀 때 가방을 이용하지 않고 넓은 천으로 둘둘 싸서 가지고 다니는 독특한 보자기 문화를 가진 우리는 음식 중에도 유독 쌈을 좋아한다. 채소와 산나물, 해조류 등을 가리지 않고 손바닥 위에 넓게 펼칠 수 있는 것이면 무슨 재료든 쉽게 싸서 먹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 소박한 기원을 담은 복쌈
   원나라에 궁녀로 간 고려의 여인들은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는데, 이를 먹어본 몽고사람들에까지 인기가 높았다는 고사가 있듯 쌈밥은 예로부터 뿌리내린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조선말에 이르면 쌈은 다시 기복의 상징성이 부여되어 계절음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대보름날 나물 잎에 밥을 싸서 먹는데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쌈이란 무엇을 싼다는 뜻이 있으므로, 복을 싸서 먹었으면 하는 소박한 기원이 담긴 대보름의 계절음식이라 할 수 있다.

■ 생으로도 먹고 데쳐서도 먹는 쌈
   가장 많이 먹는 쌈 재료는 쌈 채소다. 상추, 깻잎, 쑥갓, 배추, 케일 등이 그것인데, 상추 종류만 해도 10여 가지가 넘을 정도다. 생으로 먹기에 뻣뻣한 양배추나 아욱 같은 채소는 살짝 데치거나 쪄서 먹는다. 다시마나 미역 같은 해조류 역시 인기 있는 쌈 재료다. 쌈은 제철에 나는 각종 채소를 생으로 먹기 때문에 조리하는 동안 생기는 영양분의 손실이 없고, 비타민 A와 비타민 C, 철분, 칼슘 등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분들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먹는 쌈 재료인 상추 속에는 탁투칼리움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불면증과 황달,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뇨작용이 좋지 않아 몸이 붓고, 뼈마디가 쑤시며, 혈액이 탁해졌을 때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 화려함의 극치 궁중쌈밥
   우리나라 음식 문화에서 유일하게 예의나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는 음식이 바로 쌈밥이다. 궁중의 임금님도 쌈밥을 드셨다. 임금님의 쌈밥에는 속 재료들을 다양하게 차렸는데 쇠고기를 곱게 채 썰어 볶은 장똑똑이, 병어를 고추장 국물에 조린 병어감정, 보리새우볶음 등을 곁들이고 간 고기와 참기름, 잣 등을 넣어 볶은 약고추장도 곁들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849년 홍석모가 지은 세시풍속서로 우리나라의 연중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책이다. 짭짤한 젓갈 쌈밥 남쪽 지방에서는 쌈장 대신 젓갈을 쌈에 올려 싸먹는다. 멸치젓은 경상남도 지방에서, 자리젓은 제주도 사람들이, 멸치나 정어리 조림은 전라남도 지방에서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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