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제조사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식품 제조사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 조성호 변호사
  • 승인 2019.05.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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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지난해 9월 식품 대기업인 P업체가 학교급식에 납품한 초코케이크를 먹고 전국에서 2200여 명의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큰 파장을 일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전해진 검찰조사 결과에서는 문제가 된 P업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범죄 구성요건에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P업체에 초코케이크를 제조해 납품하거나 원료를 공급한 중소기업들은 형사기소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하여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대기업인 P업체을 옹호하였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법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검찰의 수사 결과는 당연하다. 문제가 된 초코케이크는 P업체로부터 의뢰받은 중소기업이 생산하여 P업체가 직접 학교급식에 납품한 것이다. 따라서 잘못한 것은 초코케이크를 생산한 업체이지 상표를 달고 납품한 업체가 아니므로 P업체가 처벌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학교급식 담당자들이나 피해 학생 및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이를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학교급식 담당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의 제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인 P업체를 신뢰하여 이를 선택한 것이다. P업체가 학교급식에 식품을 공급하며 발생하는 이익은 가져가면서 이번 사태처럼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빠져나가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학교급식소에서는 일부러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대기업의 식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무언가 당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학교급식에서 언제든 또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관리를 해도 문제가 된 이번 초코케이크와 같이 여러 경로 또는 과정을 거쳐 학교급식에 제공될 경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언젠가 또다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의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검찰조사에서처럼 실제 대기업들은 처벌대상에서 빠져나가고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만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대기업들이 직접 생산을 하기보다는 계약에 따라 주문자 상표를 붙인 제품을 제조하여 공급하는 일종의 하청 생산방식인 OEM방식이나 발주처가 원자재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제공하고, 가공을 의뢰하여 하청업체가 주문자의 상표로 제품을 공급하는 임가공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하청방식은 현행법상 허용되는 것으로 식품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를 금지할 수도 없고, 이에 대하여 불이익을 줄 수도 없다. 다만 이러한 하청업체 생산방식에 대하여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는 존재한다.

식품 특히 학교급식은 일반 공산품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이번 초코케이크 식중독 파문에서 볼 수 있듯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에 직결될 수 있고, 또한 그 파급도 대규모로 발생하며, 피해회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런 위험성 때문에 학교급식에서는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과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 제품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제도에서 학교급식에서 납품되는 제품을 선택할 때 실제 제조업체는 어디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지, 상표를 부착하는 명의상 계약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등 자세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대한급식신문
[조성호 변호사는.....]
-대한급식신문 고문 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現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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