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고교급식왕’, 첫 방영
말 많고 탈 많은 ‘고교급식왕’, 첫 방영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6.0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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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이 직접 만드는 급식’ 주제로 화제 모아
“학교급식의 취지와 현실, 제대로 반영했을까?” 평가 상반돼
tvN '고교급식왕' 프로그램의 한 장면.
tvN '고교급식왕' 프로그램의 한 장면.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그동안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은 우려를 받았던 케이블채널의 학교급식 전문 프로그램이 지난 8일 첫 방영됐다. 학교급식의 취지를 왜곡하지 않을까 우려됐던 이 프로그램은 일단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학교급식의 현실과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케이블채널 tvN은 지난 3개월 준비기간을 거친 새 예능프로그램 ‘고교급식왕’을 첫 방영했다. 고교생들이 직접 급식 식단을 짜고 주어진 시간 안에 조리까지 마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방영에서는 전국에서 지원한 234팀 중 선발된 8팀의 준비과정이 방영됐다.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의 ‘급슐랭 3스타’, 다국적 학생들이 모인 대경상업고등학교 ‘스펙트럼’, 컨벤션고등학교 ‘최강이균’, 유성여자고등학교 ‘밥상머리’, 요리학원에서 만난 선후배가 한 팀을 이뤄 아빠와 아들 보여준 진관고-환일고등학교 ‘아빠와 아들’ 팀 등이 선을 보였다.

이날 첫 경연은 유성여고와 컨벤션고교였다. 두 학교는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등학교에서 급식을 준비했다. 김천고등학교의 전교생은 720명이지만 급식실을 같이 사용하는 김천중학교 학생을 포함해서 1000인분의 급식을 만들어야 했다. 자문에 나선 백종원 외식전문가는 대결에 앞서 각 팀의 급식 구성을 살펴보고 조리 시간과 단가 등을 조언했다.

3시간 안에 1000인 분의 급식 조리를 마치는 것이 이날 경연의 목표였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재료손질부터 난관에 봉착한 모습을 끝으로 이날 방송이 마무리됐다.

이번 방송을 접한 학교 영양(교)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이 준비되는 과정을 전달하려는 시도는 이해되지만 ‘조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전체 학교급식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졌다는 평가다. 경기도의 한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은 조리가 전부가 아닌데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 같다”며 “앞으로 프로그램 진행을 지켜봐야하겠지만 학교급식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프로그램이 되지 말기 바란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북부의 한 학교영양사는 “주변에서 고교급식왕 프로그램을 봤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잘 활용하면 학교급식의 가치와 목적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에 띄지 않게 일하는 영양(교)사들의 존재의미와 역할도 제대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tvN '고교급식왕' 프로그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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