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급식 비리 특별조사, ‘절반의 성공’
경기도 학교급식 비리 특별조사, ‘절반의 성공’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7.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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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물류·공급대행 분리할 것, 식품·인건비 분리 지급은 시급
“식재료 공급체계 구축 위한 연구용역으로 본질적 대안 마련키로”
특위가 학교급식 부정계약에 연루된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임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질의하고 있다.
특위가 학교급식 부정계약에 연루된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임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질의하고 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복마전을 방불케 한 경기도 학교급식 정상화에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기도의회 행정사무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나름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구체적인 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데는 다소 부족했다는, 이른바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의회가 제안한 개선안을 경기도가 어떻게 잘 실천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5일 제33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부정계약 등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성수석, 이하 특위)가 제출한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공항버스 면허전환 과정에서의 위법 의혹’,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부정계약’, ‘경기도 도유재산 매각·임대 과정에서의 특혜·불법 의혹’에 관한 특별위원회 조사보고서를 각각 채택했다.

이 중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은 보고서는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부정계약’에 관한 보고서였다. 특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여러 차례 참고인 조사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14가지 개선사항을 정리하고, 각각의 조치를 행정기관에 요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11월 경찰조사에 의해 드러난 ‘중앙물류 운영에 관한 관리·감독 방안’이다. 친환경 식재료를 산지로부터 물류허브 역할을 하는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이하 센터)까지 집하하는 기능을 맡는 중앙물류는 무상급식이 본격화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여러 의혹이 터져 나왔고, 중앙물류를 담당하는 곳 또한 여러 차례 바뀌었다. 경기도는 센터가 건립된 2011년 이후 공급대행을 맡은 친환경조합공동법인에 중앙물류까지 같이 맡겼었으나 방만한 경영으로 문제가 돼 2015년부터는 공모로 변경했다.

2017년에는 공급대행업체인 신선미세상에서 맡아 담당했지만,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경찰조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신선미세상을 선정한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하 진흥원)까지 압수수색 등이 확대되면서 비리 의혹의 정점을 찍었다.

특위는 “중앙물류 업무 추진에 있어서 효율성과 책임성이 상충되는 문제가 명확하게 확인됐다”며 “공급업무(센터→학교)와 중앙물류(산지→센터)를 통합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클레임에 대한 책임소재가 명확해지기는 하지만 반면 권한과 책임의 집중으로 인해 부패와 비리의 가능성이 커지는 등 반대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일단 중앙물류를 분리 운영하고, 철저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며, 클레임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할 방안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친환경급식 차액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급식비 중 식품비와 인건비를 분리할 것도 요구했다.

특위는 “식품비와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는 현재 학교급식 예산 구조에서는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가 상승할 경우 식품비 비중이 줄어든다”며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단 제공, 중학교 친환경급식 참여비율 확대 등을 위해서는 식품비를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식재료의 질적 개선 및 참여도 상승을 위해 친환경 학교급식의 차액지원 단가를 높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했던 전문성 있는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고 특위는 결론지었다.

특위는 “중앙물류 사건(2018년 신선미세상 파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기도와 진흥원간의 소통 부재는 물론 진흥원 내의 임원간의 소통 및 업무처리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공급대행업체 등 참여 주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부패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총괄 관리 및 관리·감독 주체인 경기도와 진흥원의 업무 전문성 강화와 전문인력 보강이 가장 큰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임기 만료자에 대한 후임자 선정 시 필히 전문적 식견을 가진 인물을 고려해 개방형 공모 등을 통해 민간 전문인력 채용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특위는 학교급식 공급체계 전반에 관한 연구용역 실시도 주문했다. 특히 “경기도 학교급식 공급가격은 서울시와 성남시, 화성시 등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다”며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 가격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과정 또한 검증과 전문성 부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친환경 식재료 공급을 위한 체계화된 공급시스템 구축과 가격 결정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친환경 학교급식 공급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특위에 참여한 김철환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구용역은 신학기 급식이 시작되는 9월 이전에 착수해 실태파악과 개선안 논의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1월 이전에는 용역 결과가 나오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보고서에 대해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기도 A중학교 영양교사는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와 같은 급식 현장의 시급한 과제를 경기도의회를 거쳐 행정기관으로 직접 전달했다는 점은 큰 성과”라며 “앞으로 시행방안 등도 경기도의회와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B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아이들이 먹을 식재료에 장난을 쳤던 업체들에 대한 의혹 규명이 명확히 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며 “산지가 전혀 없어 전부 외지로부터 받아야만 하는 서울시보다도 경기도가 더 비쌌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경기도의회의 조사 결과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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