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불성실업체 ‘이중 삼중’ 걸러낸다
eaT, 불성실업체 ‘이중 삼중’ 걸러낸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7.11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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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빗발쳤던 인천 A업체, 결국 회원자격 정지 3개월 처분 내려
‘배송차량등록제’에 ‘취급품목등록제’까지… 성실업체 적극 지원
aT 사이버거래소 윤영배 소장이 지난 1월 불성실업체 근절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급식 사업 발전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aT 사이버거래소 윤영배 소장이 지난 1월 불성실업체 근절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급식 사업 발전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그동안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영양(교)사들에게 지목된 불성실 납품업체에 대한 제재를 적극 시행하면서 식재료 질을 위협하던 유령업체까지 걸러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eaT는 지난달 14일 인천 A업체를 회원약관 위반으로 회원자격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A업체는 지난 4월 인천 B초등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면서 등록되지 않은 차량으로 납품한 사실이 확인됐고, 심지어 식재료 운반·보관기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eaT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업체는 회원자격 정지처분에 따라 앞으로 3개월간 eaT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정지처분 이전에 낙찰 받아 계약이 완료된 학교와 계약은 그대로 유효하다.

불성실업체 강한 반발에도 ‘철퇴’

A업체는 지난 몇 년간 인천지역 내 영양(교)사들로부터 수차례 ‘불성실한 업체’로 지적받았던 업체다. 영양(교)사들은 이 업체가 학교가 지정한 성분표시마저도 지키지 않고, 반품을 요구하면 오히려 협박하거나 법적대응으로 학교를 ‘괴롭히고 있다’며 eaT 측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천 C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이 업체에 대해 12번이나 eaT 사후관리시스템을 통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eaT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A업체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서 영양(교)사들이 크게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A업체는 ‘제재하면 강력하게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eaT 측에 전달했음에도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A업체와 계약되어 있는 몇몇 학교는 eaT의 처분을 근거로 이 업체와 계약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초등학교 영양교사는 “A업체가 상식 이하의 ‘갑질’을 해왔는데 급식에 영향을 받을까 두려워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eaT 처분을 근거로 계약해지는 물론 부정당업자 지정 가능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 제재 공신 ‘배송차량등록제’

이번 처분의 숨은 공신은 eaT가 지난 4월 시행한 ‘배송차량등록제’라는 분석이다. 배송차량등록제로 인해 학교급식 식재료를 납품하는 모든 차량은 반드시 사전 eaT에 등록해야 하며, 공급업체는 자가 소유의 화물차량 혹은 영업용 화물차량을 사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1대의 차량을 1개사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한 업체가 지인의 명의만 빌려 실체가 없는 업체를 다수 등록한 후 마구잡이로 응찰해 낙찰 받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주취급품목 승인받아야 납품 가능

여기에 eaT는 ‘주취급품목 사전승인제도’도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농수축산물과 공산품 등 대략 15가지로 구분되며, 이 품목들은 보관방법이 각기 다르다. 실제 축산물은 냉동 보관해야 하는 반면 농산물을 상온 보관해야 하고, 김치는 냉장 보관이다.

그동안에는 1개 업체가 동시에 농수축산물과 김치 등의 품목에 모두 응찰해왔다. 그리고 낙찰되면 해당품목을 취급하는 타 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이윤을 나누는 행위가 비일비재했다. 이 과정에서 이윤 보장을 위해 식재료의 질은 낮아졌고, 식재료 안전성 문제도 대두됐다.

이번에 시행된 주취급품목 사전승인제도는 기존 15가지 품목을 11가지로 정리해 1개 업체가 1개 품목만 응찰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제도다. 업체들은 품목 등록을 위해 반드시 eaT의 현지실사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eaT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등록업체를 일일이 확인해 냉장·냉동 보관시설 등을 확인했다. 또한 이미 취급품목 이외의 품목을 추가 등록하기 위해서는 다시 eaT의 현지실사와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에 응찰할 수 있다.

eaT 관계자는 이 제도에 대해 “불성실업체와 실체가 없는 업체를 가려내기 위한 방편”이라며 “업체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지만 취지와 뜻을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얻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응찰 없는 휴먼업체 걸러낸다

eaT는 또 올해 안에 ‘휴면업체제도’ 도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식재료업체 관계자들은 eaT에 등록된 1만1000여 개 업체 중 2/3 정도가 유령업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eaT에 응찰하는 업체도 대략 3~4000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며, 단 한 차례 응찰도 하지 않은 업체가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aT는 이처럼 일정기간 응찰이 없는 업체를 ‘휴면업체’로 분류해 입찰을 제한하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eaT의 현지실사를 받은 후에 해제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aT 윤영배 소장은 지난 4월 본지와의 면담에서 “eaT 등록업체 중 불성실업체와 유령업체가 많다는 지적에 동의하며, 국내 유통환경과 학교 수를 고려할 때 현재 1만개 이상인 업체 중 절반 정도만 있어도 식재료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실업체 이어지는 구조 육성”

eaT는 이 같은 불성실업체 걸러내기 작업의 반대급부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도입한 이용수수료를 활용, 업체들의 피부에 와 닿는 지원정책을 펴겠다는 계획이다.

eaT 관계자는 “불성실업체만 걸러내도 책임 있고 성실한 업체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이 업체들이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평가받게 되면 다른 업체들에게도 연결돼 다시 성실업체가 탄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 한다”며 “eaT가 도입한 이용수수료가 등록업체들의 발전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의미 있게 사용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D중학교 영양사는 “eaT를 폐지해야 학교급식이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인천 A업체 제재조치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됐다”며 “eaT의 의지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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