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도 영양사 배치된다
소방서에도 영양사 배치된다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9.07.18 2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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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방재난본부, 9월부터 근무할 영양사 23명 공개모집 공고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확대… ‘공무원’ 아닌 ‘공무직’ 지위는 아쉬워
지난 2015년 부산소방서 SNS에 게재되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소방관 컵라면’. 7시간 동안 진화작업을 하며 녹초가 된 소방관이 밥 대신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은 소방관의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부실했던 소방관 급식의 실태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부산소방서 SNS에 게재되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소방관 컵라면’. 7시간 동안 진화작업을 하며 녹초가 된 소방관이 밥 대신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은 소방관의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부실했던 소방관 급식의 실태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열악한 소방관들의 급식이 개선된다. 이를 위해 소방당국은 각 소방서마다 영양사를 채용할 예정이며, 전국에서 서울이 최초로 소방서영양사를 선발하게 된다.

소식을 접한 일선 영양사들은 진출 분야가 확장됐다는 측면에서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지위가 ‘공무직’이라는 측면에 아쉬움도 내비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이하 소방본부)는 지난 16일 공고를 내고 서울시내 23개 소방서에서 급식관리를 맡을 영양사 23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응시자격은 영양사 면허와 조리사자격증 소지자(조리직종은 구분 없음)로 집단급식소에서 3년 이상 근무경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 및 문서작성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된다.

소방본부는 오는 26일까지 모집공고 후 29일부터 31일까지 각 소방서별로 응시원서를 접수받아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9월 1일부터 근무에 들어간다.

소방본부에서 이처럼 영양사 채용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소방관 부실급식 문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급식이 형편없다는 지적이 국회와 지방의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

특히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영양사는 고사하고 조리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바 있다. 서울시의회 최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제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소방안전센터 급식예산 지원금은 평균 월 115만 원으로 급식비의 23.3% 수준이다. 나머지 76.7%는 소방대원들이 각출해 충당하고 있으나 급식비 중 조리원 인건비가 40.1%를 차지해 식재료비는 고작 59.9%에 불과했다. 부실급식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7시간에 걸친 화재진압에 지친 소방관이 식사 대신 바닥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소방본부는 근본적인 대안 중 하나로 영양사를 소방서마다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서울의 소방서를 기준으로 1개 소방서에 소방인력은 평균 30여 명이, 소방 이외 업무를 맡는 인력은 20여 명 이상이 근무한다. 소방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1회 급식인원이 대략 50여 명이다. 여기에 정부의 소방인력 대폭 확충 계획에 따라 소방인력이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소방서를 집단급식소로 신고하고, 영양사와 조리종사원을 배치해 소방관 급식을 개선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

소방본부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소방관 부실 급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소방관 급식의 질을 높이고 체계화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방서의 영양사 채용 흐름은 서울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청이 소방관 급식 개선을 지시한 상태로 소방서 내부 평가기준에도 영양사 고용 유무가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전국에 기초자치단체 수는 총 256개. 소방서마다 1명의 영양사를 채용한다고 가정하면 소방서가 없는 지역을 감안해도 최소한 200명 이상의 영양사가 채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채용될 영양사의 지위가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인 점에 대해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영양사는 “비정규직을 없애려는 사회 흐름이 대세인데 또 비정규직인 공무직으로 영양사를 선발하는 현실에 한숨이 나온다”며 “영양사의 처우와 위상은 언제쯤 개선될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소방본부 관계자는 “공무직은 비정규직이 아닌 정년보장이 되어있는 정규직이고, 서울시 예산으로 고용하는 공무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서울시는 시장의 정책에서부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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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9 21:47:43
채용 전에 협회에서 나서서 이부분 해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공무원으로 채용 변경 여부
공무직에서 호봉 산정시 현재 경력 인정이 하나도 안되는 부분
면허증을 걸고 일하는 일인데 1호봉부터 시작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