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가격정보시스템, 현장 의견 반영돼야
식재료 가격정보시스템, 현장 의견 반영돼야
  • 국영주 장학사
  • 승인 2019.08.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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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청 문화체육과 국영주 장학사
국영주 장학사
국영주 장학사

학교급식 업무를 맡으면서 급식에서 식재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게 됐다. 좋은 식재료는 가격이 비싸고 질이 낮은 식재료는 가격이 싸다는 ‘당연한’ 시장의 원리를 깊이 깨달은 것이다. 그러면서 학교급식소에 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식재료를 공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학교급식을 총괄하고 있는 영양(교)사는 주어진 예산에 맞춰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양(교)사들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영양소 및 학생들 기호도까지 고려하는 등 늘 노력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빠듯한 예산은 늘 그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빠듯한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영양(교)사들은 매월 식재료에 대한 시장조사를 한다. 시장조사 방법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주로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온라인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파악된 시장조사 가격을 기초로 영양(교)사들은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를 통해 입찰을 올리고, 일정기준을 충족한 업체가 낙찰을 받아 급식 식재료를 납품하게 된다.

언뜻 보기에 이상적으로 보이는 시스템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시장조사로 영양(교)사들의 업무는 지나치게 과중해졌고, 때로는 급식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또 응찰하는 공급업체들은 학교 측의 가격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을 내기도 하고, 일부 업체들은 담합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격조사 시점과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차이로 인해 식단구성에 어려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영양(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고, 보다 정확하고 공신력 있는 식재료 가격정보의 시스템을 구축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물론 기존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다른 정부기관 또는 소비자 관련 기관·단체의 가격정보도 있기는 하지만 급식분야에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지속적인 대량 납품이 특징인 학교급식에서는 단가가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폭은  지역별, 학교별, 시기별로 찬차만별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에서 지난달 ‘가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용역을 발주한 사실을 알게 됐다.

교육부에서 구축하려는 가격정보시스템은 학교급식에 분명 긍정적인 요인이며, 현장에 요구사항을 잘 반영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영양(교)사들은 할 것이다. 이는 비단 영양(교)사뿐만 아니라 교육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이 시스템 구축에 대해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가격정보 제공 플랫폼은 구축되겠지만, 개편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식품코드 입력처럼 시스템을 채울 가격정보가 영양(교)사의 업무로 남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또한 제공된 시장조사 가격이 어떠한 방법으로 결정되는 것인지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면 영양(교)사들이 업무에 활용하기 어려워 시스템 또한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영양(교)사와 학부모, 식재료 공급업체 등 학교급식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질 좋은 식재료를 주자’는 대명제에 동의하고 있다.
부디 이번 시스템이 모든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학교급식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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