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구하기’, 국내 식품업계가 나섰다
‘천일염 구하기’, 국내 식품업계가 나섰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8.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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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음식점 천일염 사용 협약에 김치업계와는 의견 교환도
“이대로는 안 된다” 한 목소리,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당부
지난 15일 열린 신안·영광군과 대한민국한식포럼의 협약식 모습.
지난 15일 열린 신안·영광군과 대한민국한식포럼의 협약식 모습.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고사 위기에 놓여 있는 천일염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내 식품업계가 나섰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군수 박우량)·영광군(군수 김준성)과 대한민국한식포럼(이사장 박미영, 이하 한식포럼)은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몰 궁중한식전문점 대장금에서 ‘국산 천일염의 대형음식점 사용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천일염 생산자들은 품질이 좋으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천일염을 제공하고, 식품업계는 천일염을 우선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식포럼은 한식세계화를 목표로 국내 한식당과 한식 관련 단체 300여 곳을 회원사로 보유한 민간단체다. 이날 협약식에는 신안군 박우량 군수와 영광군 김준성 군수가 협약에 참여하는 한식포럼 회원 음식점 7개 업체를 대표하는 박미영 이사장과 함께 각각 협약서에 서명하고 교환했다.

이날 협약을 맺은 한식포럼 소속 대형음식점들은 최소 1년간 국산 천일염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신안과 영광군은 그 증표로 천일염 사용 현판을 제작해 전달했다. 그리고 식당 내에 레스마켓을 설치하고, 메뉴판에는 소금의 원산지가 표시된다.

이에 따라 신안과 영광군에서는 음식점에서 희망하는 제품에 맞는 공급업체를 선발해 구매계약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음식점들에 신안 천일염 사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며 “소금 원산지표기 의무화에 발맞춰 절임 및 김치업체 등 업계에도 천일염 사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 및 유통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천일염의 가치와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박미영 이사장을 비롯한 대형음식점 대표들께 먼저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천일염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천일염 생산어민들의 사기를 높여줄 수 있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미영 이사장은 “국내산 천일염만이 낼 수 있는 맛과 깊이는 수입산 소금이 절대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내산 천일염만을 수십여 년 사용해온 전문인으로서 이날 협약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천일염업계와 김치업계의 상생을 위한 간담회가 지난 16일 열렸다.
천일염업계와 김치업계의 상생을 위한 간담회가 지난 16일 열렸다.

김치업계도 천일염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동으로 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사)대한민국김치협회(회장 이하연, 이하 김치협회) 회원사와 전남도, 신안군, 영광군 및 천일염연합사업단 등 천일염 관계자들은 지난 16일 2019 소금박람회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김치 & 천일염 상생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는 김치협회 회원사 중 연매출 100억 원 이상 규모의 대형업체들이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는 천일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김치업체들에게 국산 천일염 생산 및 품질관리과정을 설명하고, 김치업계와 천일염업계가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국내 최초 개발된 ‘염도조절이 가능한 액상 소금’ 소개도 이어졌다.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솔트힐(대표이사 조제우)에서 국내산 천일염을 소재로 개발한 액상 소금은 김치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에도 자유롭게 염도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액상 소금은 기존 천일염보다 식품가공에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돼 간담회에 참석한 김치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김치와 천일염 관계자들이 이날 나눈 주제는 크게 2가지였다. 천일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과 가격 차이였다. 그 중 김치업체가 공급받는 천일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에 대해 천일염 관계자들은 ‘농협공동사업법인’을 통한 직거래를 제안하는 등 활발한 의견 교류가 이뤄졌다.
또한 천일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수입산 소금이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하는 ‘포대갈이’ 등의 행위를 보다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천일염 가격폭락 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크게 공감하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치협회 이하연 회장은 “오랫동안 김치를 담가오면서 정제염, 수입산 소금 등도 사용해봤지만 국내산 천일염만큼 김치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소금은 없었다”며 “믿을 수 있는 천일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김치업계는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김치업체 관계자는 “20kg 천일염을 2600원에 공급해주겠다는 제안도 받는 등 천일염의 가격하락을 업체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업체 모두 ‘천일염산업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김치업계와 천일염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신안군 비금농협 최승영 조합장은 “천일염의 어려움을 김치업계가 공감하며 상생하자는 뜻을 갖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도 허심탄회하게 양 측의 고민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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