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이야기] 족발
[한식 이야기] 족발
  • 한식진흥원 ·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19.09.2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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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의 꽃

같은 돼지고기지만 살코기와는 씹히는 맛이 전혀 다른 것이 족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새우젓 국물을 찍어 상추에 싸 먹는 족발 한 점은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안주이며, 사시사철 출출한 저녁이면 생각나는 각별한 먹을거리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족발 특유의 맛은 껍질과 관절 내의 연골을 구성하고 있는 젤라틴 덕분이다. 

■ 쫄깃쫄깃 구수한 맛 
   족발하면 누구나 서울의 장충동을 떠올린다. 40여 년 전부터 하나둘씩 생겨난 족발집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래됐다는 식당치고 원조를 붙이지 않은 곳이 드물지만 유독 ‘원조’라는 간판이 많이 붙어 있다는 것도 장충동 족발거리 식당들의 특징이다. 

   터줏대감 격인 이경순 할머니가 한국전쟁 때 피난을 와서 고향에서 먹던 족발 음식과 중국의 오향장육을 응용해 개발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평안도 족발’이라는 상호를 보고 찾아온 실향민과 근처 장충체육관의 관람객, 남산 국립극장의 유동 인구가 몰리면서 유명해져 족발 거리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족발을 생일상에 장수를 비는 국수와 함께 차려놓고 건강을 비는 축하 음식으로 쓰며, 독일 사람들이 맥주와 즐겨 먹는 삶은 돼지족발인 ‘아이스바인’은 우리나라의 족발과 흡사해 눈길을 끄는 음식이다.
   근래에는 여성들이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해서 즐기는데 생리활성화 물질인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산모가 즐겨 먹는 족발

   족발은 모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돼지발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모유의 질을 높여 주기 때문이다. 예부터 산모가 젖이 부족하면 돼지발을 푹 고아 그 국물을 마셨다. 그러나 만들기가 까다롭고 누린내가 나 요즘 산모들은 대안으로 삶은 족발을 즐겨 먹는다. 

■ 궁중에서 즐겨 먹었던 족편
   쇠족을 삶고 그 국물을 굳혀서 묵처럼 썰어 먹었던 ‘족편’이라는 전통음식 역시 동물성 젤라틴의 성분을 활용한 음식이다. 쇠고기 사태살과 꿩고기 혹은 닭고기를 함께 삶아 건져 썰고 삶은 달걀과 석이채, 실고추 등을 얹어 굳힌 음식으로, 만들기가 까다롭고 모양이 아름다워 예전부터 궁중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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