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급식비의 적정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
[카페테리아] 급식비의 적정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
  • 최진 영양교사
  • 승인 2019.10.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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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진 영양교사경기도 분당 샛별중학교
최  진 영양교사
경기도 분당 샛별중학교

학교급식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단연 식품비를 꼽을 수 있다. 적정한 식품비가 보장된다면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하여 양질의 식단을 구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식재료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학교급식은 학교급식법에 의거해 우수 식재료를 우선 사용해 단순한 한 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즉 식품비가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육류, 곡류, 채소, 과일 등의 식재료를 국내산 우수 농·축·수산물로 구매해 활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적정한 식품비 확보가 어렵게 되면 식재료 선택에 제한이 따르게 된다. 즉 영양기준량을 준수하면서 지금의 밥, 국, 반찬 형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낮은 단가의 식품을 활용한 식단이 제공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내산 한우불고기 대신 저렴한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넣은 식단으로 변경해야 하며, 꼭 소불고기를 식단에 넣는다면 국내산이 아닌 수입 쇠고기가 들어간 불고기가 제공될 것이다. 대부분 국내산이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농·수산물도 포함돼 가령 국내산 꽃게나 오징어를 수입산으로 바꿔야 하고, 과일도 국내산 주문이 어려우며, 만족도가 높은 골드키위는 구경조차 못한 채 흔한 초록색 키위마저도 아주 가끔 먹게 될 것이다. 

원재료 외에 가공식품도 예외는 없다. 학교급식에서 많이 사용하는 어묵의 경우 어육 함량이 낮을수록 가격이 저렴하므로 단가를 우선 고려한 구매가 될 수밖에 없다. 또 고기만두도 돈육 함량이 낮은 만두로, 새우만두의 경우도 새우 함량이 낮은 만두로 선택해야 한다. 이렇듯 낮은 단가의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은 결국 급식의 맛과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 식품비가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고춧가루, 간장, 고추장, 참기름 등의 양념류도 100%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해 전통식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간장의 경우 수입 대두와 많은 인공첨가물이 들어간 일반적인 시판 간장과 비교해 볼 때 국내산 대두와 천일염, 정제수 등을 원료로 사용한 국내산 간장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가격도 종류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한 양념류와 비교할 때 100% 국내산 원재료의 양념류가 약 2~5배 정도 비싸다. 소량의 양념이지만 조리하는데 매일 사용하므로 그 활용 빈도는 매우 높다. 

이처럼 적정 기준의 식품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음식에 들어가는 양념류부터 국내산을 포기해야 한다. 반면 식품비가 적절히 보장된다면 국내산 양념은 물론 식재료 또한 우수한 국내산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건강한 음식 제공이 보장될 수 있다.

최근 학교급식은 세계의 음식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각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 실제 학교급식을 통해 다양한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를 경험하고, 만족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급식이 단순한 한 끼가 아닌, 사고의 확장과 타인을 이해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책정되고 있는 학교급식의 예산은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따라서 진정 안전하고 우수한 학교급식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규모에 적합한 식품비 보장은 물론 충분한 검증을 통한 급식비의 적정 기준과 지원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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