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된장이 더 맛있는 이유 있었다
전통 된장이 더 맛있는 이유 있었다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9.11.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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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자체 개발 종균 활용해 맛 개선 효과 규명
황국균 섞은 혼합종균이 감칠맛 높여… 식중독도 억제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전통 된장이 더 맛있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국내 연구진은 전통 된장에서 추출한 유용 종균을 특허등록하고, 다양한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이하 농진청)은 지난달 30일 전통 된장에서 유래한 유용 바실러스균 ‘바실러스 벨렌젠시스 KACC 92193P’(이하 유용 종균)와 황국균을 섞은 복합종균을 활용, 된장 맛 개선 효과를 구명했다고 밝혔다.

이 유용 종균은 유해미생물을 억제하고, 장류의 품질 개선과 풍미 향상을 위해 지난해 농진청이 한식 전통장에서 분리 개발한 종균이다. 바실러스 벨렌젠시스는 올해부터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라고도 불리며, 식품 원재료로 인정돼 식품원료로 사용이 가능해진 세균이다.

연구팀은 이 유용 종균에 황국균을 각각 1%씩 섞어 메주를 제조한 결과 구수한 맛을 내는 아미노태 질소의 함량이 기존 메주보다 3배 이상 높았고,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과 글루탐산도 각각 28배, 9배 높아진 결과를 얻었다.

또한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세린, 알라닌은 각각 71배, 7.5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 혼합종균으로 만든 메주를 이용해 더덕도라지된장을 제조한 후 60일간 발효시킨 결과 종균을 넣지 않은 메주로 만든 된장보다 세린, 알라닌, 글리신 등 아미노산은 69.8~78.4% 늘고 글루코스, 글리세롤 등은 20.6~64% 늘어 단맛이 강해졌다. 

또한 글루탐산의 증가로 감칠맛이 증가했으며, 젖산은 줄어 신맛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뚜렷한 맛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뜻.

원래 아미노태 질소는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팀이 관찰한 결과 유용 종균을 접종한 된장은 접종하지 않은 된장에 비해 아미노태 질소 증가량이 월등이 높았다. 곰팡이 수도 무첨가 된장에 비해 유용 종균을 접종한 된장에서 더 많았다. 

식중독균 증식 억제 효과도 관찰됐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모든 실험군에서 높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유용 종균을 첨가한 된장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은 반면 무첨가군이나 곰팡이만 첨가한 된장에서는 발효 30일차에 해당 균이 검출됐다. 복합 종균을 사용할 때는 균 간의 길항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장류 제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황국균을 이용했다. 그리고 유용 종균 접종 시 동시에 넣지 않고 따로 배양한 후 혼합해야만 황국균 생육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일 종균 사용보다 맛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도 얻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특허등록을 완료했으며, 유용 종균을 기술이전해 장류와 종균제, 건강기능성식품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지원하기로 했다. 

농진청 발효가공식품과 최준열 과장은 “토착 발효종균을 사용해 장류의 맛을 개선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장류시장과 종균시장이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발효제품을 개발해 농가 소득 증대와 함께 풍요로운 국민 식생활 만들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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