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우리 일상 속 흔한 질환 가운데 하나인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역류성식도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명 건너서 한 명은 역류성식도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거나, 병원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잦다고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민대장증후군’으로 개칭)의 경우에도, 대장 근육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축 운동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기능 장애나 각종 증상을 총칭하는 말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28%나 될 만큼 흔하다.
역류성식도염은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다시 식도로 역류하면서 위산에 의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는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위까지 전달하는 통로이며, 그 끝에서 조임쇠 역할을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 음식물이 역류해 역류성식도염이 발생하게 된다.
반복적으로 증상이 재발하는 역류성식도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 담적병의 범주로 본다고 한다.
담적병은 한의학적 질병 용어로, 담적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질환을 일컫는 총 명칭으로 최근에는 ‘담적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입에서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내려가는데, 특정한 원인으로 인해 위 기능이 저하되면서 위에 남게 된 음식물 찌꺼기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 근육 부위에 쌓여 굳어진 것을 담적이라고 한다.
위장 외벽에 적체된 담적은 일차적으로 소화불량을 비롯해 목에이물감, 잦은 트림, 복부팽만감과 통증, 명치통증, 설사, 변비 등 소화기 관련 증상을 유발시킨다. 위장의 기능적인 문제로 야기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역류성식도염 증상도 이 담적으로 인해 유발되는 증상에 속한다는 것이 박지영 원장의 설명이다.
담적 독소가 초기 단계에서 원활하게 제거되지 않으면,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게 되어 만성피로 증상, 왼쪽 ·오른쪽옆구리통증, 우울증, 불면증, 수족냉증, 두통, 어지러움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등 2차적으로 전신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담적병은 이처럼 증상이 다양하지만 내시경이나 초음파 등의 영상검사로는 발견되지 않으므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의 담적병(담적증후군)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담적병 유무를 가늠해볼 수 있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며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위통증 혹은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손발끝이 시리고 찬 수족냉증 증상이 있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 또는 대하가 많고, 만성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는”위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담적병(담적증후군)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담적병(담적증) 초기 증상이라면 식이조절과 운동요법만 잘 병행해도 상당 부분 개선이 가능하지만, 영상진단을 통해 발견되지 않는 담적병의 특징 때문에 담적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한의원을 찾는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담적병(담적증후군)의 치료방법으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담적을 제거해주고 무력해진 위장 근육층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한약을 증상과 체질에 맞추어 처방한다. 또한 담적병 증상 경중과 유형에 따라 위장과 전신의 경락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침치료, 약침치료, 온열치료도 병행한다.
담적의 발생은 불규칙한 식사습관,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 상당 부분 생활습관에 기인하기 때문에, 담적병(담적증)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한의원 치료와 함께 평소 위장에 부담이 되는 짜고 매운 음식과 기름진 음식, 흡연과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더불어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