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1년간 응찰 없는 업체 걸러낸다
eaT, 1년간 응찰 없는 업체 걸러낸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12.08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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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휴면업체 전환 예정 업체만 1500여 개 달해
eaT공급업체 관리단과 학부모들이 직접 공급업체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eaT공급업체 관리단과 학부모들이 직접 공급업체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을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이버거래소(소장 윤영배, 이하 사이버거래소)가 내년 1월 1일부터 ‘휴면업체제도’를 전격 도입한다. 이 제도는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이버거래소가 추진하는 eaT 진입장벽 강화의 일환이다. 

사이버거래소는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개정한 이용약관을 공지했다.

사이버거래소 공지에 따르면, 이번 개정된 약관의 핵심은 eaT 내 휴면업체제도 도입 및 자격제한(이용정지)업체 관리체계 개선이다.

먼저 휴면업체제도는 일정기간 동안 eaT에서 학교급식 식재료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를 휴면업체로 분류하고, 휴면업체가 이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다시 사이버거래소의 현장실사와 서류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이버거래소는 휴면업체로 분류할 무응찰 기간을 일단 1년으로 정해놓고, 매월 선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 2019년 1월 1일부터 응찰이 없었던 업체는 12월 말일자로 휴면업체로 분류되는 셈. 

사이버거래소 측 통계에 따르면, 이번 제도 도입으로 휴면업체로 분류될 업체는 대략 1500여 개에 달한다. eaT에 등록된 전체 업체 수가 1만여 개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약관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업체도 앞으로는 사이버거래소의 신규업체 등록절차를 다시 밟아야 입찰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에 서류심사 등의 업무에서 eaT 담당자에게 폭언이나 욕설, 협박을 한 업체에 대해 ‘이용정지 3개월’의 자격제한을 두는 조항도 신설됐다. 이외에도 현장심사에서는 PC 작동 및 인터넷 설치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으며, 특히 현장점검 시 직원 보호와 함께 투명하고, 객관적인 점검을 위해 녹취가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조항도 새로 추가됐다. 

일선 급식 현장에서는 이번 사이버거래소의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혼탁해진 급식 식재료 공급시장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는 것. 

현재 eaT를 이용하는 전국의 학교는 약 1만여 개에 달한다. 전국의 초·중·고교를 모두 합한 숫자가 1만1800여 개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eaT를 이용하지 않은 학교가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eaT는 학교급식의 시스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eaT는 불성실 식재료 공급업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1개 업체가 여러 개의 법인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해 낙찰 받은 뒤 납품 권한을 여러 업체와 나누는 행위였다. 이 과정에서 eaT에 등록하는 업체 수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16년 6500여 개였던 등록업체 수는 3년 사이 1/3이 늘어난 1만 500여 개에 달했다. 

사이버거래소는 이 같이 혼탁해진 공급체계를 바로잡고, 불성실 공급업체를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 올해 4월 ‘배송차량등록제’를 시작으로 7월에는 ‘주취급품목 사전승인제도’도 시행했다. 

이러한 강력한 제도 시행 때마다 공급업체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eaT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추진해 내년 1월 1일부터 앞선 제도에 이어 휴면업체제도가 시행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휴면업체제도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이버거래소가 지난 2016년 구축한 ‘지능형 입찰관제시스템’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 

지능형 입찰관제시스템은 업체의 입찰형태와 시점, 입찰 시 사용한 IP주소 등을 기록해 불성실 공급업체일 가능성을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유령업체 혹은 불성실 의심업체를 가려낸 뒤 불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입찰참여 정보가 없으면 판단할 자료 자체가 없었다. 이 같은 미비점을 보완하는 휴면업체제도는 반드시 등록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여 ‘흔적’을 남기도록 유도해 다시 이를 입찰관제시스템으로 걸러낼 수 있게 하는 장치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응찰 현황을 보면 1만여 개의 업체 중 절반 가량만 입찰에 참여한다”며 “입찰을 하지 않는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명의만 빌려 설립된 유령업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aT의 이 같은 정책의 바탕에는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시장의 진입 문턱을 높이자’는 뜻이 깔려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법 체계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공급업체들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eaT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이 과정에서 불성실 공급업체가 대폭 늘어나고 실체가 없는 유령업체도 크게 늘었다. 

사이버거래소 윤영배 소장은 “eaT를 통해 식재료를 공급받는 학교 수가 1만 개를 넘는 시점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불성실 공급업체를 줄이는 것은 eaT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휴면회원제도와 배송차량등록제 등을 현장에 정착시켜 불성실 공급업체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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