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신규 급식시스템, 재고해야” 
“부실한 신규 급식시스템, 재고해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12.23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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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전국에서 모인 영양교사들이 교육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신규 나이스 급식시스템 도입 강행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3일 전국에서 모인 영양교사들이 교육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신규 나이스 급식시스템 도입 강행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 식재료·조리법을 관리하고, 구매·입찰정보를 총괄하는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신규 급식시스템을 놓고 일선 영양교사들이 집단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내년 3월로 예정한 전면 시행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이하 전교조) 영양교육특별위원회(위원장 정명옥, 이하 영양특위)는 지난 13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신규 급식시스템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내년 3월로 예정된 교육부의 나이스 신규 급식시스템 적용을 즉각 철회하고, 부실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영양특위는 교육부에 ▲신규 급식시스템 적용 전면 재검토와 축적된 급식자료 활용방안 마련 ▲원활한 2020년 학교급식 준비를 위해 기존 급식시스템 재가동 ▲신규 급식시스템을 철저히 보완해 2022년 4세대 NEIS에 적용 등 3가지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올해 2월 2019년 6월 적용을 목표로 ‘NEIS 신규 급식시스템’ 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교육부가 밝힌 급식시스템 개편 이유 중 하나는 전국의 학교급식 식재료 규격을 표준화하고, 우수한 식재료 사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실제 급식시스템을 사용해 전산입력 작업을 진행한 영양교사들은 “교육부는 적용 초기 제기되었던 문제 해결은 물론, 급식시스템의 편의성도 개선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신규 급식시스템 사용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들이 신규 급식시스템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공통 코드 표준화 실패’다. ‘채번식 코드’가 아닌 ‘나열식 코드’인 관계로 식품명, 단위와 규격, 식품속성, 식품 설명으로 구성된 기존 급식시스템과 달리 신규 급식시스템은 식품 하나 당 28개의 식품 속성 정보코드를 입력해야한다. 이로 인해 영양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 급식운영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두 번째는 공통 식품코드로는 정확한 영양량 산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 급식시스템의 공통 코드는 정확한 영양량 산출을 위해서 공통 식품코드 9471개를 하나씩 확인하여 연결해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즉 9471개의 식품코드와 수천 개의 요리코드를 일선 학교에서 단 한 명의 급식 관리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입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규 급식시스템은 기존 교육부가 관여했던 700여 개의 표준화 레시피가 버려지게 된다. 따라서 기본 탑재 자료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 무리한 신규 급식시스템 적용은 신규 교사가 배치된 학교의 경우 대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폭력적인 행정이라는 것이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교조 영양특위 정명옥 위원장은 “학교급식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축적된 자료가 통째로 백지화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는 불통 교육부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규 급식시스템을 충분히 개선한 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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